이웃·경비원, 노회찬 투신에 '비통'…"소리듣고 갔더니 이미…"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3일 오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9분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에서 밖으로 투신해 숨졌다.2018.7.23/뉴스 © News1 송원영 기자

'드루킹' 김모씨(49)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았던 노회찬 정의당 의원(61)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한 가운데, 이날 낮 12시 현재 경찰은 사고 현장을 보존하면서 검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노 의원이 발견된 아파트 단지 앞에는 시신을 가린 파란 천막이 세워졌다. 경찰은 아파트 인근에 경찰 통제선을 설치하고 접근을 차단했다. 통제선 너머에서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원들이 바쁘게 오가며 현장 감식에 주력했다.


◇노회찬 투신 소식에 주민들 '아연실색'

노 의원의 투신 소식을 접한 아파트 주민들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뛰쳐나와 감식현장을 지켜봤다. 아파트 주민들은 '여기가 노회찬이 사는 곳인 줄 몰랐다' '뉴스를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아연실색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노 의원이 투신한) 아파트에서 6년을 살았지만 노 의원이 산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의아해했다. 다른 주민 김모씨(63)는 "여긴 노 의원 자택이 아니라 그의 가족 집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노 의원의 투신 뉴스를 듣고 다른 아파트에서 찾아왔다고 밝힌 박모씨(52)는 "50억원도 아니고 5000만원이 목숨과 맞바꿀 돈이냐"며 "정치계에서 보기 드문 '뚝심인사'라고 생각했는데 아쉽다"고 말끝을 흐렸다.

노 의원의 시신을 처음 발견해 신고했다는 경비원 김모씨도 "평소 노 의원을 본 적 없다"고 전했다. 이날 아침 재활용을 수거하다가 투신 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김씨는 참혹했던 현장을 전하며 "소리를 듣고 가보니 이미 떨어진 상태였다. 경비원 근무 중 처음 있는 일로 처음에는 노 의원인지 몰랐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해동 아파트가 노 의원의 소유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 감식이 끝나는 대로 시신을 인근 병원으로 옮길 방침이다. 다만 아직까지 노 의원의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오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시신이 놓인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덮개로 가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9분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에서 밖으로 투신해 숨졌다.2018.7.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드루킹 청탁 관련 없다' 유서 남기고 투신

앞서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38분쯤 서울 중구 신당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노 의원이 투신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이 아파트 경비원의 신고로 발견됐다.

노 의원이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17층~18층 계단참에서는 노 의원의 지갑과 신분증, 정의당 명함과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妻·부인)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파트에서 발견된 유품과 유서, 시신 등을 토대로 노 의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투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드루킹 사건'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경공모 핵심인물로 꼽히는 도모 변호사(61·필명 '아보카')가 지난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경공모 측이 노 의원에게 5000만원가량을 전달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고 수사망을 확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9일 법원은 도 변호사에 대한 긴급체포의 적법성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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