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中 무역협상, 큰 진전 기대 안해" 장기화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각료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미 관계는 매우 좋아 보이지만 이런 관계가 중국과 무역전쟁 때문에 다소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는 22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큰 진전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를 예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 협상단이 곧 (미국에) 도착할 것"이라며 이번 차관급 회담에 "많은 걸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무역분쟁을 끝낼 시한(time frame)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중국과 분쟁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다.

협상의 장기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너무 오랫동안 너무 잘해왔고, 너무 버릇없어졌기 때문(become spoiled)"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보전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를 조작하고 있다"면서 미국 중앙은행의 대응을 주문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차관급 협상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무역적자 해소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시진핑 정부도 미국과 무역전쟁을 사실상 패권전쟁으로 여기며 강경 대응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과) 새로운 무역 대화의 장이 마련됐지만, 미국은 신규 관세를 향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0일 3차 대중 관세를 준비하기 위한 공청회를 시작했다. 3차 관세는 소비자 품목을 대거 포함하고 있어 반대 의견을 낸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이날 공청회에는 가방이나 식음료, 스포츠용품 등을 취급하는 기업들이 모습을 보였다. 미국자전거산업협회 측은 "대중 관세는 미 소비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주장했고 과일 가공식품을 다루는 한 업체는 "중국 외에 다른 조달처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최근 미 정부의 움직임을 보면 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하거나 일부 품목 제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앞서 지난 7월 6일 발동한 1차 관세와 오는 23일로 계획된 2차 관세 모두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공청회를 진행했고 여기서 반대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미 정부는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2차 관세 역시 예정대로 23일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품목 제외도 수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 상무부는 지난 13일 송유관 업체 '플레인스 올 아메리칸 파이프라인(PAAP)'의 예외 신청을 거절했다. PAAP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번째 관세인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후 처음으로 예외를 신청한 기업으로 미국 내 대체재가 없다고 했지만 상무부는 이를 거부했다.

한편 미 정부는 340억 달러(약 38조 원)어치의 1차 관세에 이어 160억 달러어치 2차 관세를 23일 부과한다. 6000여 개 품목이 대상이 될 3차 관세의 경우 27일까지 공청회를 마친 뒤 관세 대상을 결정해 9월 공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