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北, 대북특사단에 핵무기 폐기 일정 첫 제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춘추관에서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대북특사단의 방북(訪北)과 관련, 외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음으로 비핵화 일정을 제시했다는 데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특사단의 방북 결과 브리핑 내용을 전하며 "북한 지도부가 자국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잠재적인 일정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도 김 위원장이 특사단에 전한 메시지 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는 대목이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 중 "(김 위원장이) 이런 신뢰 기반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간 70년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말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 말이 김 위원장의 언급 가운데 제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는 2021년까지다.


한편 AP통신은 오는 18~20일 열릴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미국과 북한 간 대규모 핵 협상이 진행될지를 결정할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고 했다.

AP는 "4월과 5월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은 전쟁의 공포를 없애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시작한 계기였다"면서 "3차 정상회담은 북미 간 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김 위원장의 핵무기 폐기 의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NHK는 "비핵화를 놓고 난항을 겪고 있는 북미 협의를 강화하는 성과를 낼 수 있는지가 3차 남북 정상회담의 초점"이라며 "미국이 요구하는 핵 시설 신고 등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관해 어떤 의견 교환이 있었는지 정 실장이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8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하며 방북 결과를 전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음 주 쯤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