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아성 허물까…숙박공유 춘추전국 시대

빈집을 다른 이에게 빌려주는 숙박공유의 대명사 에어비앤비. 2008년 설립 이후 10년 만에 한해 1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기업가치도 높아져 차량공유업체인 미국의 우버와 중국의 디디추싱 등에 이어 세계 4위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됐다. 에어비앤비로 인해 숙박공유 시장이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선두 업체의 아성에 도전하는 특색 있는 신생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투자도 쏠리면서 에어비앤비를 중심으로 숙박공유 시장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업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말에만 약 1억8000만달러(약 2032억원)가 숙박공유 스타트업 업계로 흘러들었다.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한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기반의 손더(sonder)로 8500만달러를 받았다. 손더는 단순히 집주인과 임차인을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빈집을 직접 임대하고 꾸며서 이를 다시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호텔 수준의 숙박 서비스도 제공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400만달러를 유치한 독일 업체 홈라이크(homelike)는 장기 출장 회사원이 주 고객층이다. 한 달 이상 한 도시에 머물면서도 호텔보다 '내 집' 같은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주요 타깃이다. 이를 위해 주방과 거실, 침실 등이 모두 갖춰진 숙박시설만 빌려준다. 이 밖에 여러 임차인을 응대해야 하는 집주인과 고품질의 숙박시설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직접 숙박시설을 관리, 운영하는 이볼브(evolve) 등이 최근 몇 년 사이 주목받는 숙박공유 스타트업이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에어비앤비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에어비앤비의 누적 투자액은 44억달러(약 5조원)을 넘어섰으며,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억달러, 9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박시설 수는 500만개 이상으로 다른 업체를 압도한다. 손더와 홈라이크에 등록된 시설은 각각 2200여개, 4만5000여개 정도다.

에어비앤비는 사업 영역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단기 임대에 이어 2011년부터 장기 임대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니이도(Niido)'라는 부동산개발업체와 공동으로 임대 전용 아파트도 개발했다. 이 아파트는 집주인이 입주할 때부터 임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용 앱을 통해 출입할 수 있으며, 청소 등 관리는 에어비앤비가 맡는다. 이미 미 테네시 주 내쉬빌에 328가구 규모 니이도 아파트가 단장을 마치고 오픈을 기다리고 있으며, 내년까지 미국에 최소 14곳이 추가로 건설된다.


CB인사이트는 "에어비앤비가 럭셔리 숙박, 장기 임대 등 숙박공유 관련 거의 모든 부분으로 사업을 계속 확장하면서 손더 등 후발 스타트업들이 경쟁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