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공신들 줄줄이 회사 떠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안국약품 로고

안국약품 (7,550원 0.00%)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업계는 외부수혈에 치중한 나머지 상대적 차별을 견디지 못한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를 끝으로 순수 안국약품 출신 임원은 자취를 감췄다. 남아 있는 안국약품 출신 이사는 어준선 회장과 어진 부회장 등 오너 일가뿐이다.

현재 사외이사를 포함한 안국약품 임원 14명은 삼아제약, SK케미칼, 태평양제약, 한미약품, 근화제약 출신 인사로 구성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김모 이사, 류모 이사 등이 포진해 있었다.

임원뿐 아니라 본사 소속 직원들까지 이탈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영입된 외부 인사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안국약품 출신 임원이 씨가 말라 후배들이 회사에 비전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업 조직은 그나마 '안국약품맨'들이 명맥을 이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외부 영입 인사들로 대폭 물갈이가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이 현상은 안국약품이 매출액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데서 시작했다고 전해졌다. 인재에 목마른 어진 부회장이 외부 인사 영입에 적극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인사에 반영되고 순수 안국약품 인재들이 차별받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임원 100%가 영입 인사로 채워진 건 단적인 예다. 안국약품은 지난해 1839억원 매출액을 올리고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안국약품 출신 한 인사는 "공채 출신 직원들이 올라갈 수 있는 자리 한계가 뻔해서 하루라도 빨리 이직하는 게 살길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하곤 했다"며 "회사에 대한 로열티도 사라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안국약품은 퇴직 행렬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성장을 위한 인재 확보 과정이 다소 왜곡되게 묘사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