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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 합법화 눈앞…대마는 '마약'인가? '약'인가?

[the L] [Law&Life-'양날의 칼' 대마 ①] 국내용 임상연구 필요…'오남용' 방지 방안 마련해야

머니투데이 박보희 , 안채원 인턴 기자 |입력 : 2018.09.2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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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 합법화 눈앞…대마는 '마약'인가? '약'인가?

대마초는 '마약'일까? '약'일까? 그동안 마약으로 알려져 있던 대마를 국내에서 의료 목적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마를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본회의까지 통과할 경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뇌전증(간질), 알츠하이머병(치매) 치료 등에 대마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오남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 "대마 의약품, 센터 통해서만 수입 허용"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65·경기 의왕·과천) 등 11명이 의료용 대마 합법화 법안을 발의한 건 지난 1월. 국회 복지위에서 표류하던 이 법안 처리가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자녀의 치료 목적으로 대마오일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했다가 형사 처벌을 받은 부모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다. 한국카나비노이드협회에 따르면 대마오일을 해외에서 구입하다 마약 밀수 혐의로 세관에 적발된 건수가 지난해에만 80건에 달한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섬유 또는 종자 채취, 공무 수행 및 학술 연구 목적을 제외한 대마의 유통 및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별도의 허가를 받지 않는 한 의료 목적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대마를 재배하거나 유통할 수 없다. 대마를 사용하거나 소지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불법이다.

이번 개정안은 현재 학술연구나 공무 등의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대마를 '의료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마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수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약류 오남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이 직접 수입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된다. 의료용 대마 승인 기준은 '국내에 허가된 대체 가능한 의약품이 없어 자가치료를 목적으로 대마에서 유래한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수입할 필요가 있는 경우'로 한정했다.
관련 단체들은 법 개정에는 환영하면서도 센터를 통해서만 처방받을 수 있게 제한한 것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강성석 의료용 대마 합법화 운동본부 대표는 "센터의 업무 과다로 제대로 공급이 안되는 등 환자의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의사의 진단을 받으면 대마를 처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인에 맞는 임상연구 필요…오남용 방지는 숙제

대마초의 성분 가운데 하나인 칸나비디올(CBD)의 의학적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칸나비디올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전증, 정신병, 불안, 우울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 순수한 칸나비디올은 중독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칸나비디올은 특히 뇌전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있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 이상을 일으켜 의식상실이나 발작과 경련, 행동변화 등을 일으키는 증세를 말한다. 이 가운데 발작과 경련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을 흔히 간질이라고 한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에서는 식욕부진을 겪는 에이즈 환자와 항암치료를 받은 뒤 구토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위한 치료제,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경련 완화제 등에 대마 성분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도 칸나비디올 오일 등 의료용 대마 유통을 법으로 허용하고 있다. 중국은 2003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이후 전세계 대마 관련 특허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마의 의료적 효능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국내에서 아직 임상 연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회의 법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해외에서는 대마의 의료적 효능에 대한 임상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진 반면 국내에서 최근 10년간 대마에 대한 치료제 개발 목적의 연구가 이뤄진 사례는 3건에 불과하다. 한국 카나비노이드협회는 대한한의사협회, 강직성척추염연합회 등과 함께 임상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임상실험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한국 카나비노이드협회를 공식 협회로 등록해 달라고 요청해뒀다"며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 칸나비디올을 주입한 뒤 효과를 살펴보는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남용 가능성 역시 여전히 남은 숙제다. 칸나비디올 자체는 중독성이 거의 없는 성분이지만 함부로 사용할 경우 '정신적 의존' 등 오남용에 따른 폐해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오남용을 방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기업인 프라즘은 미국 네바다주 소재 대마 의약품 생산업체인 리브라(LIBRA)사에 미국 내 대마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을 공급하기로 했다. 김성진 프라즘 대표는 "대마를 의료용으로 사용할 경우 오남용과 불법 유통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언제 처방을 받았는지, 얼마나 복용했는지 등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9월 27일 (08:58)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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