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이 선생님께 들은 말…"허리 잘 돌려야"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11.3 학생의 날인 3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스쿨미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학교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11.3 학생의 날인 3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스쿨미투'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라는 뜻의 뱃지를 달고 있다./사진=뉴스1

"스승의 성희롱 너무 많아서, 나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네."

청소년 페미니즘 및 여성단체들이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맞아 교내 성폭력 문제를 고발하는 '스쿨 미투' 집회를 진행했다.

청소년 페미니즘 모임·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위원회 등은 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37개 단체에서 250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참가한 학생들은 교복과 마스크 차림이었다. 피켓을 들고 앉아 각 학교 성희롱 고발 사례에 호응했다.

이들은 일부 학교 교사들로부터 "여자는 허리를 잘 돌려야 한다", "예쁜 아이는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 등 성희롱성 발언을 들어왔다며 비판했다.

11.3 학생의 날인 3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스쿨미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학교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스1

또 '스쿨미투'가 대부분 묻히거나, 진학과 취업 등을 빌미로 2차 가해를 당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학교에서 여성성을 강요받거나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발언을 수없이 들었다"며 "취업과 진학에 문제될까 염려돼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가해) 선생님들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문제제기를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뭘 그렇게 예민하게 구냐'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정기적인 페미니즘 교육 실시 △2차 가해 중단 △학내 성폭력에 대한 전국적 실태조사 및 규제와 처벌 강화 △학생들 성별이분법에 따른 차별 금지 △사립학교법 제정 및 학생인권법 제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