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에 올해 실적 반영하라"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증가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에 올해 상황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채권은행들에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기업 워크아웃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테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채권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올해 정기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때 가장 최근 분·반기 재무제표를 반영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는 기업들의 전년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지만 올들어 기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해 지난해 재무제표로는 기업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올 들어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되면서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10월 전체 산업의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22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기업경기가 급랭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에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재무제표와 해당 기업이 속한 업종의 최근 업황을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는 채권은행들이 신용공여액 500억원 미만 기업들을 대상으로 부실 징후 기업을 가려내는 작업이다. 지난해에는 2275개 기업이 세부평가 대상에 올라 이중 174개사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다. 올해 평가는 지난 8월부터 시작돼 결과는 오는 12월 초 발표된다.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위험평가는 지난 8월초 완료했지만 당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실효 기간이었기 때문에 별도로 발표하지 못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실 징후 기업으로 선정된 대기업에 대해선 채권금융기관 협약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지난 9월 국회를 통과한 기촉법이 11월 중 시행되면 기촉법상 워크아웃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기업구조조정 업무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은 신용위험평가 시기에 맞춰 한 차례씩 부실기업을 솎아내는 식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워크아웃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기업을 살리기 위한 제도임에도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어 버리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2일 오승원 부원장보 주재로 은행 부행장들과 회의를 연데 이어 다음주부터 실무자 TF를 가동해 선제적이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신용위험평가 제도와 여신 사후 관리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TF는 기촉법 부대의견과도 연관돼 있다. 국회는 지난 9월 기촉법을 부활시키면서 “20대 국회 내에 기업구조조정 제도의 성과 및 효용에 관한 평가를 시행하고 법원, 기업구조조정 관련 기관 및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통해 ‘통합도산법’과의 일원화 또는 기촉법 상시화 등 기업구조조정 제도의 종합적인 운영방향에 관해 국회에 보고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