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비 넘은 '브렉시트'…英, 의회 비준만 남았다(상보)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4일(현지사간) 런던의 다우닝 10번가 총리 공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에 대해 각료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2018.11.15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유럽연합(EU)을 떠나 홀로 서려는 영국의 행로가 끝을 향하고 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14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문 초안에 대한 내각의 승인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에 따라 크리스마스 이전을 목표로 최대 난관인 의회 비준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5시간여의 브렉시트 특별 내각회의를 마친 이후 다운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내각이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시행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메이 총리는 "내각은 브렉시트 합의문 초안에 동의한다고 결정을 내렸다"며 "합의문 초안은 협상할 수 있는 최고의 방안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영국의 질서정연한 EU 탈퇴를 위한 협상에서 결정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585페이지에 달하는 합의문에는 양측이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관련, 2020년 7월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영국이 EU 관세동맹에 남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자유무역지대를 추구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로 했다. 다만 영국 금융기관의 EU 접근성이 제한되면서, 영국 내 은행 등 금융 기업의 이탈이 계속될 전망이다. 영국이 EU에 지급할 배상금은 390억파운드(약 57조원)로 확정됐다.

아직 내각 중에서 합의안 초안에 반발, 사퇴의사를 밝힌 관료가 있는지는 바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메이 총리가 일단 자신의 브렉시트 협상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일부 강경파를 포함한 내각의 즉각적인 반발을 피하고 오는 3월 29일 EU와의 결별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이 총리는 내각의 승인에 따라 이달 말로 예상되는 EU 특별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EU 탈퇴 협정에 서명하고, 이후 의회 비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영국 의회의 비준 과정은 말 그대로 험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에서는 합의문 초안을 읽어보기도 전에 벌써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는 "실패한 합의"라고 비판했다.


메이 총리가 합의문 초안에 대한 비준을 얻으려면 하원 650석 중에서 320석의 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수당 의석이 315석이지만, 당내 강경파와 연정파트너인 북아일랜드 집권당인 민주연합당(DUP) 등의 반발을 고려하면 비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다. BBC방송의 로라 쿤스버그 편집장은 영국 보수당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브렉시트 지지자(강경파)들의 분노가 너무 커 내일(16일)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 투표 요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