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거래정지'에도 바이오주 꿋꿋… 투심안정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가 거래정지에 들어가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이 미칠 듯 싶었던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오히려 탄탄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결론이 나면서 차라리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에 대해 시장이 안도했다는 분석이다.

15일 코스피 의약품 업종지수는 전날대비 195.89포인트(1.83%) 오른 1만889.15에 거래를 마쳤다. 개별 종목으로는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과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가 각각 5.05%, 8.31%로 강세를 마쳤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날 장 마감 후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를 크게 하회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내년 성장 기대감에 급등했다.


전통 제약사 중에서는 유한양행 (71,000원 ▼500 -0.70%)(2.14%)과 종근당 (101,100원 ▲500 +0.50%)(1.25%), 동아에스티 (67,500원 ▼1,500 -2.17%)(0.10%) 등이 올랐고,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0.34%)이 소폭 내림세로 마감했다.

◇"단기적 투심 악화" vs "불확실성 해소"=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정지가 헬스케어(제약바이오주) 업종의 단기 투심에는 영향을 주겠지만 2019년 모멘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단기적으로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순 있지만 펀더멘털 요인은 아니라"라며 "2019년 상반기 주요 바이오 업체의 임상 결과발표가 예정돼 있어 종목별 주가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가 영향을 받았지만, 지난 9월19일 금감원이 R&D(연구·개발) 자산화와 관련된 관리지침을 발표해 관련 회계감리 이슈가 해소되면서 영향이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든 일정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문제"라며 "이것을 전체 제약바이오 섹터로 확대 해석해 섹터 내 주가가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번 증선위 결정은 제약바이오 섹터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19년은 R&D 모멘텀의 해… 종목별 접근해야=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2019년 상반기부터 주요 업체의 임상결과가 발표되기 때문에 이익 가시성이 높은 업체 위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년은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보여주고 그동안의 기대감을 증명하는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과 무역전쟁 등으로 의미 있는 이익성장을 나타낼 수 있는 기업들이 제한적인 반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따른 이익성장이 예상된다"며 " "한미약품, 제넥신 (7,280원 ▼70 -0.95%) 등은 보유 파이프라인의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면서 그 가치가 다시 한번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트룩시마'(리툭산 바이오시밀러·혈액암 치료제)와 '허쥬마'(허셉틴 바이오시밀러·유방함 치료제)의 미국출시가 예상된다. 대웅제약 (112,700원 ▲2,200 +1.99%)은 내년 2월 미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최종승인이 전망된다. 메디톡스 (129,200원 ▼100 -0.08%)는 2019년 상반기 중 중국에서 국내 톡신 업체로는 최초로 최종 판매승인을 획득하고 하반기에는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선민정 연구원도 수출위주의 기업이나 R&D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들에 주목했다. 그는 "신라젠 (4,550원 ▼15 -0.33%), 에이치엘비 (110,100원 ▲500 +0.46%), 바이로메드 (4,260원 ▼150 -3.40%)의 경우 임상 3상 수행으로 현재 높은 기업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2019년은 임상 3상에 대한 중간결과 및 학회 발표를 통해 결과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통상 42일 안에 상장 실질심사 완료=한편 거래소는 15일 영업일 이내(12월5일)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이하 상장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심사 대상이 아닌 경우 즉시 매매거래 재개가 이뤄진다.

상장 실질심사 대상인 경우,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가 이뤄진다. 매매거래정지부터 상장 실질심사 완료까지는 통상 42일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상장적격성 유지 △개선기간 부여 △매매거래정지 여부 및 기간을 결정하게 된다.

상장적격성이 유지되면 즉시 주식 매매가 재개된다. 2016년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회계기준 위반으로 1년의 개선기간을 포함해 총 1년3개월간 매매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개선기간이 부여될 경우 최대 1년까지 거래정지에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