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공 거쳐 유럽·미국으로?…'남북 국제항공로'에 파란불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북측이 제안했던 동해와 서해를 연결하는 '남북 국제항공로'의 추진에 파란불이 켜졌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상임위원들은 북측의 '남북 국제항공로' 제안과 관련해 "적극 검토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진행된 남북 항공 실무회의에서 북측은 남북 간 동·서해 국제항공로 연결을 우리 측에 제안했다. 우리 측은 당시 즉답을 피하고 "추후 계속 논의해 나가자"고 했는데, 이번 NSC 상임위를 통해 '긍정 검토'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정 실장 등 NSC 상임위원들은 "남북 간 국제항공로 신설이 우리 국적항공사를 포함한 모든 항공사 및 승객에게 실질적 편의를 가져온다"며 "한반도 하늘길의 평화적 이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긍정 평가한다"고 결론 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측의 제안을 오늘 NSC 상임위를 통해 받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향후 남북 국제항공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는 것에 그 의의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측은 지난 16일 구체적인 동·서해 항로 노선까지 그려가며 '남북 국제항공로'를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유럽으로 향하는 서해 국제항공로는 중국 영공을 지나고, 미국으로 향하는 동해 국제항공로는 북에서 멀리 떨어진 쪽으로 돌아 가고 있는데, 남북 국제항공로가 신설되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목적지로 직행할 수 있게 된다.

항공사의 유류비 부담이 감소하고, 비행시간도 줄어 항공기 승객들의 편의가 증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대북제재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북측을 지나는 국제항공로를 이용하려면, 북측에 이용 요금을 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로 개설을 위해서는 유엔 산하 전문기관인 국제민항기구(ICAO)의 허가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