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사태…비시장성 자산평가 엄격해진다

제2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막기 위해 내년에는 외부평가 기관에 의한 비시장성 자산평가 적정성에 대한 회계 감사가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0일 내년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재무제표 심사제도에 기존 테마감리 방식을 준용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9년 4가지 회계 이슈를 선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신(新)수익기준서 적용의 적정성△신(新)금융상품기준 공정가치 측정의 적정성△비시장성 자산평가의 적정성 △무형자산 인식·평가의 적정성 등이다.

재무제표 심사제도란 최근 공시자료 등을 중심으로 기업의 회계를 심사해 경미한 위반일 경우 지도 및 수정공시 권고로 종결하고 중대한 위반은 감리를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은 올해 회계연도에 대한 재무제표가 공시된 이후 회계이슈별 심사 대상회사를 선정해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감리 대상 회사 선정 방법에 대해 정규성 금융감독원 회계기획감리실장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따른 당기순익의 변동 규모가) 자산총액과 매출액의 최소 4% 이내인 경우 경미로 판단하고 초과시 중대한 위반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외부평가기관에 의한 비시장성 자산 평가의 적정성 여부를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비상장주식, 영업권 등 비시장성 자산과 관련해 부실 외부평가로 인한 자산 과대평가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회계법인 대표 간담회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감리 문제를 빗대어 "기업이 제시한 자료만 이용하거나 비현실적인 가정을 토대로 가치 평가를 할 경우 신뢰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사태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이자 비상장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한 논란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 실장은 "결론적으로는 원장님이 지적한 부분에 대한 연장선일 수 있지만 이전에도 회계 이슈로 제시된 부분이고 최근에 관심이 다시 높아져서 선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회계법인이)전문가로서 평가를 제대로 했는지 안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보겠다"고 덧붙였다.

무형자산이 제대로 평가됐는지 적정성 여부도 중점 검사 이슈다. 개발비 자산화와 관련해 그간 무분별했던 업계 관행 개선을 위해 이뤄진 최근의 계도 조치가 올바르게 정착되고 있는지 지속 점검할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된 수익기준서와 금융상품기준에 따라 기업의 회계처리가 적정했는지를 살필 계획이다.

새로운 수익기준서는 종전의 거래유형별 수익기준과는 달리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수익인식모형을 제시해 업종별로 변경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상품 관련 기준서 역시 공정가치 측정대상 금융자산의 범위가 확대돼 중요성이 높아졌다. 가령 코스닥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A사는 보유 중인 혼합형펀드를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자산으로 잘못 분류해 공정가치 변동을 당기순익에 반영하지 않아 회계오류가발생했다.

한편 감리 대상 선정 시기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매년 3월에서 4월 연중 감리 업무 계획을 수립해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이때 필요한 조직과 인력 구성을 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