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클럽' 개소세 면제…과실주도 소규모 주류창업 길 열려

서울 홍대 앞 클럽이나 '밤과 음악 사이' 같은 감성주점 등과 같이 소규모 공간에서 음주와 춤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주점에 부과되던 개별소비세가 앞으로는 면제된다.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사실상 합법적으로 유흥주점처럼 장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맥주나 탁주 등 주류에만 허용되던 소규모주류제조면허 대상에는 사과와인 등 과실주가 추가된다.

기획재정부는 7일 발표한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이 되는 '과세유흥장소'의 범위를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상 과세유흥장소는 식품위생법상 유흥주점 또는 이와 유사한 영업을 하는 장소다. 유흥종사자를 두거나 무도장을 설치하고 주류를 판매하는 업소 등이다.


그동안 홍대 앞 클럽이나 감성주점 등의 경우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해 오면서 '무허가 유흥주점' 논란을 빚었다. 그동안 당국에선 현행법상 사실상 유흥주점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왔다. 유흥주점에 해당될 경우 유흥음식요금의 10%가 개별소비세로 부과되는 만큼 주중에는 음식점, 주말에는 클럽 등으로 편법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서울 마포구, 부산 부산진구, 광주 북·서구, 울산 중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 운영에 관한 조례' 별도 운영하면서 이러한 클럽, 감성주점 등의 유흥주점식 영업을 인정해 왔다.

정부는 개정안을 통해 이러한 조례에 따라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음식점'에 해당되는 경우 △유흥종사자를 두지 않고 △별도의 춤추는 공간(무대)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대앞 클럽이나 감성주점 등의 경우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인 고가의 룸상롱, 나이트클럽 등 유흥주점과는 실질에 있어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주류 제조, 유통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도 시행령 개정안에 담겼다. 주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소규모주류제조면허 대상에 과실주를 추가했다. 현재 소규모주류제조면허는 1kl 이상 5kl 미만의 저장 용기를 보유한 주류 제조장에 부여할 수 있게 돼 있다.

일반주류제조업에 비해 담금조, 저장소 등 시설 기준이 느슨해 창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소규모주류제조업은 그동안 약주, 청주, 탁주, 맥주로 한정됐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러한 소규모주류제조면허 대상에 와인 등 과실주도 포함된다. 대구·경북 지역 특산품이 사과와인 등의 소규모주류 창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

아울러 중소기업이 만든 맥주도 탁주, 약주 등과 함께 특정주류도매업체를 통해 유통할 수 있도록 주세법 시행령이 개정된다. 지금까지 중소기업 맥주는 종합주류도매업체를 통해서만 유통이 가능했다.

대기업 맥주에 비해 중소기업맥주제조자는 유통량이 적어 종합주류도매업자를 통하기가 쉽지 않았다. 반면 특정주류도매업면허자의 경우 민속주나 탁주, 약주 등 전통주 유통 경로 확보를 위해 지정됐지만 정작 품목도 적고 시장수요도 크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중소기업 맥주의 판로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특정주류도매상의 경영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외에 주세법 시행령에 세액공제 대상인 '생산 중단' 주류의 범위 규정'을 신설했다. 2년이상 제조하지 않은 국산 주류와 2년 이상 계속해서 수입신고하지 않은 주류가 제조사로 반품되면 이미 낸 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