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여행 미끼로 36억어치 마약반입한 일당 검거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공짜로 여행을 시켜준다며 주부를 운반책 삼아 국내에 마약을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입해 투약한 사람들도 함께 검거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해외공급총책 한모씨(58) 등 43명을 검거하고 이중 국내외판매총책과 상습투여자 등 14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한씨는 국내판매총책 이모씨(46)에 지시해 국내 밀반입책을 모집, 캄보디아로 불러들여 필로폰을 밀반입시켰다. 이 과정에서 김모씨(58·여) 등 30~60대 주부 5명 등 여성 12명이 공짜여행을 보내준다는 꾐에 빠져 속옷에 필로폰을 숨겨 들여왔다. 이들은 한씨 일당으로부터 관광 편의와 1회 300만원씩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이씨는 이렇게 건네받은 마약을 수도권판매총책 최모씨(43)를 통해 전국으로 유통했다. 주택가 우편함이나 건물 화장실 변기 등 미리 약속한 장소에 마약을 놓은 뒤 구매자가 찾아가는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했다.

경찰은 한씨가 2016년부터 약 6kg, 36억원 상당의 마약을 국내에 공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이씨로부터 필로폰 303.59g, 수도권판매총책 최씨로부터 76.6g 등 총 380.21g의 필로폰을 압수했다. 이는 1만2673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양이다.

경찰은 2017년 5월 국내 필로폰 투약자를 검거하며 한씨 일당의 존재를 파악했다. 경찰은 국정원과 공조해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한씨 등 4명의 소재를 추적, 2018년 12월 현지 안내한 연락책 A씨를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같은 해 12월 한씨 등 3명을 캄보디아 현지에서 추가로 검거한 뒤 이달 18일 국내로 송환, 한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 일당은 공짜 해외관광과 수수료를 미끼로 주부 등 평범한 사람들을 밀반입책으로 이용했다"며 "이런 경우 마약 밀수 공범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무료관광' 제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