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어닝쇼크' 실적? 제약·바이오株 '긴장'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긴장하고 있다. 업계 대장주 셀트리온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껏 되살아난 제약·바이오 투자심리가 위축될 우려가 있어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오는 25일 2018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컨센서스(시장 전망) 기준 매출액 2457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4%, 25.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셀트리온이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이 기간 셀트리온의 매출액이 2520억원, 영업이익은 832억원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보다 27.2% 낮을 것으로 봤다.

SK증권은 매출액 2503억원, 영업이익 832억원을 예상했고 삼성증권은 매출액 2399억원, 영업이익 692억원으로 추정했다. KTB투자증권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3억원, 7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두 시장 전망보다 영업이익이 대폭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인 트룩시마·램시마·허쥬마 등의 단가 인하로 마진율이 줄고, 1공장 증설에 따른 일시적인 공장가동 중단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실적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22일 실적을 발표한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가 전년 대비 적자전환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모회사 셀트리온의 어닝 쇼크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생산하는 의약품을 독점 판매하는 자회사인데, 지난해 4분기 2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자회사의 실적 부진은 셀트리온의 연결기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른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셀트리온의 실적 발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제약·바이오 상장사 중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이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할 경우 최근 겨우 되살아난 업계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약·바이오 종목들은 부진한 실적과 테마감리 이슈 등으로 주가가 장기간 침체 국면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실적개선 기대감과 시장의 전반적인 주가 상승으로 제약 관련주 역시 회복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지난 한 달 간 3% 올랐고 코스닥 제약 지수는 같은 기간 10.1% 상승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제약·바이오 종목은 대체로 투기심리가 많이 껴있다"며 "업계 대장주가 실적 쇼크를 기록하면 다른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셀트리온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많이 나온 상태여서 주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란 분석도 있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닝 쇼크가 예견된 상황에서는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오를 수도 있다"며 "제약·바이오는 파이프라인과 임상결과 등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