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반성 "부동산금융 제대로 못살폈다" 강공 예고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펀드, 부동산 PF 등 부동산 그림자금융에 대한 감독을 대폭 강화한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부동산펀드나 신탁 같은 부동산 금융을 말한다. 이를 자본시장 내 중요한 시스템 리스크로 판단, 부동산 금융에 대한 관리실태를 점검하고 건전성 규제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동회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26일 금감원에서 열린 올해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올해는 자본시장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동태적 감독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부동산 그림자금융에 대한 위험분석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전 금융권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200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자본시장의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260조원에 달한다"며 "해당 부문에 대한 위험관리 분석과 감독체계 수립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금감원은 부동산 그림자금융을 정밀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기 위한 '도구'를 마련키로 했다.

이를 위해 채무보증 등 우발채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부동산 펀드, 유동화증권 등 부동산 그림자금융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시작한다.

일단 자본시장 부문 익스포져 현황을 DB에 담아 관리한다. 이후 중장기적으로 은행 및 비은행 부문의 데이터를 모두 연계하는 전 금융권 DB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동산 그림자금융 관련 위험평가지표도 설정하고, 위험분석을 위한 다양한 도구도 마련한다. 아울러 마련한 도구들을 활용해 위험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금융기관 검사도 강화한다. 금감원은 부동산 익스포져가 큰 증권사 및 차입형 비중이 높은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건전성 실태를 상시 점검하고, 이 결과에 따라 증권사들의 부동산 투자현황, 자산운용사의 부동산 펀드 운용 실태 등 테마 검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금감원이 이처럼 부동산 그림자금융 감독 수위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는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에 비해 그동안 감독당국의 감시와 관리가 느슨했다는 자기 반성이 있었기 때문.

이경식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은 "그동안 해외·국내 부동산 펀드에 투자가 많이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서 잠재적 리스크, 제도적 문제, 투자자 보호 문제 등을 금감원이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올해는 부동산, 특별자산펀드의 리스크 관리, 보고, 공시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한 리스크 관리 및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