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김의겸과 고별 오찬…"어디 살 건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시엠립 앙코르와트를 시찰하고 있다. 2019.03.16.【시엠립(캄보디아)=뉴시스】전신 기자 = photo1006@newsis.com / 사진=전신 기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재개발 지역 상가 매입 논란과 관련해 사의를 밝혔다. 2019.03.29.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29일 사의를 밝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고별 오찬을 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사직 인사를 겸해 기자들과 만나 "어제 '그만둬야겠다'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 대변인 점심식사는 이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잡았다.

김 대변인은 "오늘 아침에 일어나 여러분에게 보낸 것(사퇴 입장글)을 써서 노영민 실장에게 보냈다"며 "노 실장이 대통령 뵙고 상의하라고 했는데, 대통령을 뵈면 여러분한테 보낸 글을 보낼 수 없을 것 같아서 먼저 저지르고 대통령을 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점심을 먹고 산보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오찬과, 이어진 산책에서 김 대변인이 앞으로 살 곳 등 염려를 밝힌 걸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인근 직원용 아파트(관사)에 살고있어, 대변인을 그만두면 당장 살 집을 찾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어디서 살 것인가"라고 묻고 김 대변인이 "잘 모르겠다"고 답한 걸로도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앞서 28일 부동산 논란 해명 중엔 "팔순 노모가 혼자 살고 계신데, 제가 장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신뢰를 보내던 측근 참모가 뜻하지 않은 논란에 사퇴하게 된 데 착잡한 기분도 내비친 걸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이와 관련 "대통령이 걱정을 해 주시더라"고 말했다.

이로써 김 대변인 사표수리는 시간문제일 뿐 기정사실이 됐다. 그는 지난해 7월, 은행대출 10억원 등을 끼고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 구역의 2층 상가건물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는 29일 사퇴 입장글에서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또한 다 제 탓"이라며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 김 대변인은 지난해 1월29일 대변인에 내정 발표됐고 2월2일 공식 임명돼 '대통령의 입'으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