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우체국 '재택위탁집배원'도 노동자"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사진=뉴스1

2014년 3월 소송을 제기한 지 5년여만에 특수고용노동자로 우정사업본부(본부)와 도급 계약을 맺고 '재택위탁집배원'(현 재택위탁배달원)은 우체국 소속 노동자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3일 재택위탁집배원 유모씨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위탁집배원 제도는 1997년 외환위기 때 도입됐다. 정부 구조조정 일환으로 국가공무원인 집배원이 하던 업무 일부를 민간에 위탁한 것이다.

본부는 상시위탁집배원(현 상시계약집배원)과 산간벽지 등 특수지위탁집배원(현 특수지계약집배원) 등 과는 근로계약을 맺어 이들은 노동자라고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본부는 비교적 단시간에 아파트같이 한정된 구역에 우편을 배달하는 재택위탁집배원은 근무시간이나 배달량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수당 근거가 되는 하루 8시간을 넘겨 일하지 못하도록 했고, 2013년 4월부터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분류해 사업소득세를 부과했다.

2001~2012년 재택위탁집배원으로 일한 유씨 등은 “노동자로 인정해달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근무시간과 출퇴근은 다르지만 다른 집배원과 같은 배달업무를 하고, 국가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단시간 근로자라는 이유에서였다.

1심 법원은 "재택위탁집배원의 우편물 배달업무 방식은 상시위탁집배원·특수지위탁집배원과 같아 근로자로 보는 게 상당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 법원 역시 "유씨 등은 종속적 관계에서 우본의 구체적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1심 판결을 받아들였다.

대법원 역시 하급심 판단을 인정하고 2006년 12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은 계약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판례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