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나와…" 기대감 접힌 폴더블폰

차세대 모바일 폼팩터(하드웨어 구조적 특징)로 꼽혔던 폴더블 스마트폰이 삐걱대고 있다. 올해 폴더블폰 시대 원년을 맞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기대작들의 출시가 미뤄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 결과다. 폴더블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자체가 가라앉는 분위기다.

◇갤폴드 출시 1개월 이상 지연…여전히 '미정'=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이하 갤폴드) 출시 일정을 6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말 미국에서 출시하려던 계획을 연기한 뒤 1개월이 넘도록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빨라야 6월 말 출시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사진제공=삼성전자.

갤폴드 출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제품 결함 문제. 리뷰 과정에서 보호필름 강제 제거에 따른 화면 파손, 힌지 부분의 이물질로 인한 화면 손상 및 오작동 현상이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보완 작업에 착수했다. 보호필름 접합부를 안쪽으로 넣고, 힌지 노출을 최소화해 이물질 유입이나 디스플레이 충격 가능성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보완과 추가 테스트가 이뤄지면서 갤폴드 출시는 예상보다 더 지연되고 있다. 올해 100만대를 팔겠단 삼성전자의 목표치 수정도 불가피하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지난달 23일 자사 고객들의 갤폴드 구매 예약을 취소했다. 미국 예약판매 당시 하루 만에 초기 물량이 매진됐던 성과가 무색해졌다. 갤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떨어진 만큼 삼성이 추가 마케팅 비용 지출도 감수해야 한다.

◇美 제재 '직격탄' 맞은 메이트X…출시 가능할까?= 갤폴드 대항마로 꼽혔던 화웨이의 '메이트X'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보이콧'이라는 돌발 악재를 만났다. 화웨이와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협력이 중단되면서, 출시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화웨이는 메이트X 정식 출시일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7월 중 유럽에서 출시할 계획이었다.


앞서 구글은 화웨이가 미국 상무부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자 안드로이드 협력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화웨이의 기존 제품은 안드로이드 업데이트가 중단되고, 신제품은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유튜브, 구글 지도 등 구글 앱들을 탑재할 수 없게 됐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 OS '아크'로 독자노선을 걷겠단 입장이지만 사용성과 완성도 등 여러 면에서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화웨이 '메이트X'. /사진제공=화웨이.

안드로이드 Q 기반으로 UI(사용자 환경)를 설계한 메이트X는 직접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구글 앱들을 필수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최악의 경우 자체 OS 기반으로 폴더블폰 UI를 새로 개발한 뒤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 구글은 협력 중단 발표 직후 안드로이드 구동 신제품 목록에서 메이트X를 삭제했다.

폴더블폰 기대작들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5G(5세대 이동통신)와 함께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이끌어낼 것이란 전망이 빗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왔지만 대중화를 위한 결정적 계기가 필요하다"며 "대중화 기폭제로 기대됐던 제품들의 출시가 미뤄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