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부총리 "한국자금 투자 유치 적극 돕겠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업계 CEO들은 20일 금융투자협회에서 베트남 브엉 딘 후에(Vuong Dinh Hue) 경제부총리 등 정부 사절단과 간담회를 갖고 양국의 금융투자 산업간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 했다. /사진=배규민 기자

"한국의 투자를 원활히 하기 위해 베트남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

베트남 브엉 딘 후에(Vuong Dinh Hue) 경제부총리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를 찾아 권용원 금투협 회장과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이사와 함께 양국의 금융투자 산업간 투자 확대와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 동행한 베트남 사절단은 기획투자부와 재무부 등 8개 정부부처의 차관, 주한베트남대사, 중앙은행 부총재를 포함한 고위급 인사 15명과 베트남 최대 국영통신기업인 우정통신공사(VNPT) 사장, 비나캐피탈 CEO 비롯한 기업인 대표단 15명 등 총 35명이다.

브엉 딘 후에 경제부총리는 "오늘 이 자리는 기업과 정부 간에 이야기하고 협력하기 정말 좋은 자리"라며 "양국 간에 무역과 자본시장 발전, 자금 유치 등 전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브엉 부총리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이럴 때 한국과 베트남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양국 협력을 거듭 말했다.

그는 "베트남 정부는 첨단기술 등을 보유한 4차 산업이 가능한 기업을 우선적으로 유치하고,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투자환경 개선과 채권시장, 파생상품 시장을 발전 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회간접자본(SOC)등 인프라 시장만 해도 현지 투자수요가 상당하다"며 "한국투자자들이 인프라 사업을 위해 베트남을 많이 찾아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국내 증권사 사장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베트남은 증권사 인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대주주 1인만 가능한데 이 규제를 완화하거나 풀어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베트남 담당 차관은 "기업의 투자가 원활하도록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보고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베트남 진출을 했거나 모색 중인 증권사들은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했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새롭게 인수한 증권사에 대해 2200만 달러의 증자를 진행 중에 있다"며 "현재는 브로커리지(중개영업)만 가능한데 트레이딩과 IB(투자은행)라이센스를 취득할 계획"이라며 협조를 부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 4월 베트남 현지 온라인 증권사(HFT증권)를 인수했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자본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고 베트남에 진출한 현지 법인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조만간에 인수합병 진행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인데 오늘 이 자리가 좋은 인연이 되길 바란다"며 베트남 정부 당국의 관심을 요청했다.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그룹과 달리 삼성의 금융부문은 베트남 진출이 다른 증권사에 비해 늦은 편"이라며 "현재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가 계속해서 진행 중인데 그 과정에 한국금융투자회사와 한국의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여 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올 3월 기준 베트남에는 총 16개의 한국 금융투자회사가 18개의 현지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주식과 파생상품, 민영화 기업과 인프라투자 등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베트남은 2014년 이후로 6%~7%대의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도 7% 수준의 성장이 유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2017년 9월 외국인의 증권 투자한도 제한을 완화했다. 2018년 8월 파생상품 시장을 개설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11월에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포함해 증권사사장단 20명은 하노이 하이퐁을 방문해 투자기회를 모색하고 베트남 정부와 민간의 투자 파트너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권 회장은 "11월 베트남증권위원회와 MOU(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양국 금융투자업의 협력은 물론 자본시장과 실물경제의 발전을 체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