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수능 이어 6월 모의평가도 고교 교육과정 위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2019 수능의 교육과정 위반으로 인한 국가손해배상청구 소장 제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2.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영역 일부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해 출제됐다는 교육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17일 2020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의 고교 교육과정 위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교육걱정은 수능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되는 실태를 바로잡기 위해 수능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모의평가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 앞서 '불수능'으로 불린 2019학년도 수능에서도 국어·수학영역 15개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 상대 소송도 진행한 바 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사교육걱정은 2020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 수학영역 2개 문항이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연계열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형 29번, 대다수 인문계열 학생이 보는 수학 나형 21번 등이다. 흔히 수능 수학영역에서는 20번, 21번, 29번, 30번 등이 성적·등급 변별을 위한 최고난도 문항으로 분류된다.

2020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수학 가형 29번 문항.© 뉴스1

수학 가형 29번은 벡터(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나타내는 물리량)의 개념을 활용해 움직이는 점의 영역을 구하고 벡터 내적의 최대값과 최소값을 구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다.


사교육걱정은 "현 고교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보면 벡터 내적의 뜻을 알고 구하는 정도, 벡터를 이용해 직선과 원의 방정식을 구하는 정도를 요구한다"며 "29번 문제는 정규 교육과정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항으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수학 나형 21번은 함수 관련 문항으로 제시된 조건을 활용해 답을 구하는 문제다. 사교육걱정은 해당 문제에 대해서도 "제시 조건이 모두 생소한데다 교과서에도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라며 "또 문제에 나온 함수방정식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대학별고사 문제의 고교 교육과정을 위반 여부를 판정할 때 주로 등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은 "지난해 수능에 이어 6월 모의평가에서 또 다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되는 현상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를 비롯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은 고교 교육과정을 준수한 문항을 출제하고 개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비정상적인 수능 문제를 맞히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수학 나형 21번 문항.©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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