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조인성·공유 다 내가 키워" 배우지망생에 사기 친 매니저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정식 매니저로 일한 적이 없음에도 본인이 연예인들을 유명 스타로 만든 것처럼 거짓말해 배우지망생 부모로부터 6억원을 편취한 가짜 매니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2010년 배우지망생 A씨의 부모에게 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A씨에게 접근, 드라마 등에 출연시켜주겠다고 속여 11차례에 걸쳐 총 6억2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주로 연예인 차량 운전 등을 맡는 로드매니저 경력밖에 없었지만 "전지현·조인성·공유 등 유명 연예인들을 자신이 유명 스타로 만든 것처럼 거짓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씨는 "2개월 후 지상파 드라마의 촬영이 시작되는데 내가 잘 아는 제작사 관계자를 통해 A씨를 드라마에 출연시켜줄 수 있다"며 "작품을 놓치지 않으려면 오늘 바로 투자금 1억원을 입금해야 한다. 투자금은 방송종료 후 틀림없이 반환하겠다"고 A씨 부모를 속였다.

하지만 해당 드라마는 방송국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을 뿐만 아니라 김씨는 드라마 제작자들과 직접적인 관련도 없었다. 김씨는 당시 A씨 부모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채무변제나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김씨가 수년에 걸쳐 피해자들의 자녀인 A씨를 드라마에 출연시켜주겠다고 피해자들을 기망한 것으로서 죄질이 좋지않다"며 "김씨의 범행이 드러남에 따라 그동안 김씨를 믿고 드라마에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많은 노력을 해온 A씨는 큰 정신적 충격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재판 절차에서 김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A씨를 드라마에 출연시키기 위해 일부 활동한 측면도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