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분 오세요?" 식당 전화하니 '네이버 AI'가 받았다

"안녕하세요.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미금점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인공지능)

"내일 저녁 7시에 가려고 하는데 가능한가요?"(예약자)


"혹시 몇 분 오시나요?"(인공지능)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집약한 스마트 ARS(자동응답시스템) 'AI 콜'(가칭)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네이버는 기술 고도화 작업을 진행, 내년부터 AI 콜 보급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네이버는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제3회 네이버 서비스 밋업'에서 AI 콜 시연을 진행했다. 해당 기술에 대한 공개적인 시연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연에서는 사용자와 AI가 자연스럽게 통화하면서 식당 예약이 이뤄지는 과정을 선보였다. 예약자를 응대하는 AI 억양, 말투 등 언어 구사력은 사람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시간, 인원, 주차 등 예약 관련 질의응답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 경우 "제가 방금 말을 잘 못들어서,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라고 되묻는 모습까지 선보였다.

AI 콜은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자연어 처리, 음성합성 등 AI 기반 기술들을 적용했다. AI 콜은 클로바(네이버 AI플랫폼)의 음성인식 기술로 사용자 음성 데이터로부터 문자를 추출하고, 자연어 처리와 대화엔진을 통해 문의 의도를 이해한다. 이어 점주가 등록한 '스마트 플레이스'(업체 정보 및 비즈니스 관리 도구) 정보 중 고객이 원하는 정답형 정보를 찾아 자연어 처리해 문장으로 다듬는다. 정리한 답변은 음성합성 기술을 거쳐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이 0.2초 내에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진다.

네이버는 AI 콜을 기본적인 정보 제공뿐 아니라 인기 메뉴 추천, 추가 요청사항 수집이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할 계획이다. AI 콜을 통한 능동적인 소통을 통해 지역 소상공인들의 사업 편의성을 증진하는 게 목표다. 네이버는 연내 아웃백 미금점을 시작으로 AI 콜 적용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건수 네이버 글레이스 CIC(사내독립기업) 대표는 "AI 콜 품질을 실제 매장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개선하는 게 목표"라며 "점주가 050으로 시작하는 기존 전화번호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구글의 대화형 AI '듀플렉스'와 차이점에 대해선 "구글은 사용자, 네이버는 사업자(점주)를 대행한다. 구글과 접근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글레이스 CIC의 이건수 대표. /사진제공=네이버.

이날 네이버는 모바일 주문·결제 시스템인 '테이블 주문', OCR(문자인식기술) 기반 사업자 간편 인증 기술 등 글레이스 CIC의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를 선보였다. 테이블 주문은 매장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메뉴 선택, 주문, 네이버페이 결제까지 이뤄지는 비대면 원스톱 주문 시스템이다. 글레이스 CIC는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인근 식당 30여곳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오는 9월부터 적용 매장 확대에 나선다.

글레이스 CIC는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사용하는 외국인과 국내 지역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네이버예약 크로스보더' 출시 계획도 밝혔다. 라인페이 지갑을 매개체로 외국인 사용자를 네이버의 '지역 검색-매장 예약-결제-방문' 소비 흐름으로 유입하겠다는 것. 소상공인들이 기존 네이버의 비즈니스 솔루션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외국인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올해는 크로스보더, 다국어 지도 등 지역 서비스를 활용해 글로벌 사업을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테이블주문'. /사진제공=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