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국제고 없앤다…대학처럼 '학점제' 도입(종합)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오른쪽에서 세번째)과 교육감들이 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 폐지 등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 뉴스1

2025년 3월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국제고가 일반고로 일괄 전환된다. 고교학점제 등 고교 교육 다양화를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3월에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고,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위한 기반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자사고·외고·국제고, 법적 근거 사라진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 전환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교육부는 연내에 이들 학교의 설립 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다. 외고·국제고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에, 자사고는 제91조에 설립 근거를 두고 있다.

교육부는 2020년 이후 이들 학교에 대한 운영성과평가를 실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전환한 학교에게는 3년 동안 10억원을 지원한다. 단 전환 전 입학한 학생은 자사고·외고·국제고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유형의 고교서열화를 막기 위해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일반고 49개교의 모집 특례도 폐지하기로 했으며, 과학고·영재학교의 학생 선발방식도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일괄전환 이유는? '고교서열화 주범'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가 고교서열화를 심화한다고 보고 일괄 전환 결정을 내렸다. 설립 취지와 달리 입시 중심 교육을 운영해 고교서열화를 심화하고 사교육을 부추겼다는 이유다. 우수 학생을 선점해 일반고의 면학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들 학교의 학비는 일반고에 비해 평균 3배 이상 비쌌다. 서울 지역 고1 학생 중 가구소득 500만원 초과 비율이 특목고는 50.4%, 자율고는 41.9%, 일반고는 19.2%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교 유형이 달라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사회통합전형 의무비율 20%를 준수한 학교도 적었다. 자사고는 전체 37개교 중 4곳만 충원율을 준수했다. 외고도 30곳 중 6곳만 충원율을 지켰다. 국제고는 7개교 모두 충원율을 준수했다.

고교학점제 기반 닦고, 진로교육 강화
교육부는 오는 2025년까지 고교학점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졸업학점과 이수·미이수제 등을 도입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마련해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학생의 진로·진학 지도를 위해 중3 2학기부터 고1 1학기까지 '진로집중학기제'를 운영하고, 과학·어학·예술 등 심화학습을 제공하는 특성화 학교도 확대한다. 설계 및 진로·진학지도 전문 교원도 충원한다.

다양한 과목 개설이 어려운 농·어촌 지역을 위해선 온·오프라인 공동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순회강사 등 관련 교원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일반고 집중육성, 미래형 대입제도 개선, 고교체제 단순화가 이뤄지게 되며, 고등학교 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