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30인분' 학폭 아닌 대출사기단 횡포였다

머니투데이

박준이 인턴기자

닭강정 업주가 커뮤니티에 올린 영수증 사진./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캡처

최근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왕따 닭강정 주문' 사건의 가해자가 불법 대출 사기단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의 원인이 기존에 알려진 '학교폭력 괴롭힘'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경찰은 지난 24일에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닭강정 33만원어치를 피해자 A씨 이름으로 거짓 주문한 20대 B씨, C씨 등 2명이 불법 대출 사기단 조직원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A씨는 대출을 알선한다는 B씨 등의 말을 믿고 재직 증명서 위조 등 방법을 교육받았으나 뒤늦게 생각을 바꿔 연락을 끊었다.

이후 A씨가 경찰에 불법 대출 피해 신고를 하자, 화가 난 B씨가 A씨 집으로 닭강정 33만원어치를 주문한 것이다.

사건은 지난 24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닭강정 업주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닭강정을 무료로 드립니다'란 글과 영수증을 게시하면서 불거졌다.

업주는 "오늘 30인분 단체 주문을 받아서 배달을 갔더니 주문자 어머님으로 보이는 분이 시킨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면서 "주문서를 보여드리니 얼굴이 굳어지며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자 청년들이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답하셨다"고 했다.

게시된 글에는 33만원어치 치킨과 콜라 등 주문 내용과 함께 배달 요청 사항으로 "아드님이 시켰다고 해주세요"라는 내용이 들어간 영수증과 녹취록이 첨부됐다.

해당 글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면서 A씨가 닭강정 거짓 주문자들에게 고등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당해 온 이른바 학교 폭력 사건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업주는 26일 성남수정경찰서에 닭강정을 거짓으로 주문한 B씨와 C씨를 영업 방해로 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뉴시스에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을 확인하고 있다. 닭강정 점포가 분당에 있으나 이미 같은 날 대출사기 접수가 성남수정경찰서에 돼 있어 고소장도 같은 곳에 접수해 병합 수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