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1200명→8만3507명…미국은 어떻게 중국을 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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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코로나19(COVID-19)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전체 확진자 숫자가 첫 감염자 발견국가인 중국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앞으로 3주 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의료 시설과 물자 부족 등 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만3507명으로 중국의 8만1340명을 2000명 이상 웃돌았다. 미국에서는 하루 만에 확진자가 1만8222명이 나온 데 반해 중국은 55명 증가에 그쳤다.


확진자가 제일 많은 곳은 총 3만7788명이 감염된 뉴욕주다. 이 외에도 미국은 17개주에서 봉쇄조치를 내려 코로나19에 전면 대응하고 있다. 약 2억명 이상의 발이 묶였다.
한국 '7분의 1' 수준에서 순식간에 역전, 초기 방역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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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보름 전, 이달 12일까지만 해도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281명에 그쳤다. 당시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869명으로 미국보다 7배나 많았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양국의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시기는 비슷하다. 한국은 1월20일, 미국은 1월21일이다.

초기 대응이 양국의 코로나19 확진 양상을 크게 갈랐다. 한국이 하루 1만건에 달하는 검사와 역학조사로 대응할 때 미국은 광범위한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사태 초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괜찮다", "경증 환자는 돌아다녀도 된다"는 등 안일한 인식을 보였다.

한국이 철저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19 방역에 주력한 동안 미국에서는 전국 곳곳으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갔다.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크게 확대하자마자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것이 방증이다.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숨은 감염자'가 실제 확진자의 11배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전문가들 "최악 오지 않았다…"최대 16만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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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며 미국은 병원 시설과 의료 물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중심축인 뉴욕주의 뉴욕이나 워싱턴주의 시애틀 등 주요 도시에 있는 병원은 시설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무부 산하 해외원조자원국도 마스크 등 의료용 필수 장비가 부족하다고 시인했다.


이에 따라 확진자 수는 더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아이라 롱기니 미국 플로리다 대학 전염병통계학센터 교수는 "미국 내 사망자 수가 향후 2~3주 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망자 수가 두 배로 늘어나기까지는 2~3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오는 6월까지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으면 최소 3만800명, 최대 16만2000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봤다. 워싱턴포스트(WP)는 "첫 확진 사례가 발생한 지 두 달 만에 미국은 치명적인 현실과 싸우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유학생이, 강남에 코로나19를?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이용한 외국인 입국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이동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미국의 상황은 '남의 일'이 아니다. 유학생의 잇따른 귀국 행렬로 확진자 역유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유학생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권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했다. 강남구 11명, 송파구 9명, 서초구 6명 등 해외 유입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강남구 7명은 미국 유학생이었다.

교육 당국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해외 고등교육기관에 적을 둔 한국인 유학생은 7만1100여명에 달한다. 미국 상황에 불안을 느낀 유학생의 귀국은 앞으로 2~3주간 이어질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등 우리나라 교민이 많이 있고 유학생이 많은 지역의 발생률이 높다"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