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아이 덮친 '경주 스쿨존 사고' 피해자 또 있었다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9일 오후 경주경찰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동천초등하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 피해자가 당초 알려진 9세 아동 외 한 명 더 있었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화탐사대'는 지난달 25일 경주 스쿨존에서 SUV 차량이 자전거를 탄 A군(9)을 추돌한 '경주 스쿨존 사고' 뒷이야기를 지난 10일 공개했다.

이날 새로 공개된 CCTV 영상에 따르면, A군과 함께 자전거를 탄 B군(11)도 이 차량에 쫓겼다. B군은 자신을 추적하는 차량을 피해 도로에 뛰어들더니 이후 놀라 넘어진다. B군은 "차가 저한테 와서 놀라 넘어졌다"며 "(그날이) 생각나 잠을 잘 못 잔다"고 말했다.

운전자는 추적을 멈추지 않고 유턴 후 역주행까지 하며 300여 미터를 달린 끝에 결국 A군을 추돌한다. 사고 목격자는 이 운전자가 아이 상태를 살피지도 않고 "왜 도망을 갔냐", "왜 내 애를 때렸냐" 등 다그쳤다고 말했다.

사고 영상을 본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냥 중에서도 영국 등에서 유행하는 '여우 사냥'"이라며 "나는 사냥개를 가지고 있고 말을 가지고 있는데, 여우를 틀에서 풀어주고 (여우가) 도망간다고 하더라도 '그때부터 천천히 가도 너를 잡을 수 있다'고 하는 것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우 사냥'과 '보복 운전'이 결합된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고는 지난달 25일 오후 1시40분쯤 경주 동천동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SUV 차량이 초등학생 A군이 타고 가던 자전거를 뒤쫓아 추돌하면서 발생했다. 사고가 나기 전 A군은 놀이터에서 운전자의 딸(5)과 다퉜고, 운전자는 '아이를 때려놓고 사과도 하지 않는다'며 A군을 쫒았다.

경주경찰서는 고의 사고 논란이 일자 지난달 27일 교통범죄수사팀과 형사팀이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 지난 9일 경주경찰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운전자 C씨(41·여)를 불러 현장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하고 장비를 통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