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막판 급락한 코스피, 조정의 시작일까 일시 충격일까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미국, 중국 등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에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1.48포인트(4.76%) 하락한 2,030.82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91포인트(7.09%) 하락한 693.15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2원 상승한 1216.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6.15/뉴스1

전날 코스피 지수가 장 막판 낙폭을 키우며 4.76% 급락해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낙폭은 7.09%로 더 컸다.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에,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까지 불거진 탓이다. 아직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끝나지 않았는데 축배를 섣불리 들었던 탓일까. 최근 사흘간의 시황 부진은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에 떨게 한다. 조정의 시작일까, 일시적 충격일까.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대비 101.48포인트(4.76%) 급락해 2030.8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4% 넘게 급락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월23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도 52.91포인트(7.09%) 떨어진 693.15에 마쳤다.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 확산세에 흔들리던 투자심리가,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무너졌다. 이에 외국인은 전날 전체 시장에서 6000억원 규모 매도했다. 투자자들은 또다시 지난 3월 급락장이 재현될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간밤 미국 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한 것은 다소 시장 우려를 잠재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개별 기업의 회사채 매입 소식을 알리면서 급락세가 멈췄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7.62포인트(0.62%) 오른 2만5763.16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25.28포인트(0.83%) 상승한 3066.5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37.21포인트(1.43%) 뛴 9726.02에 마감했다.


이날 장초반 2% 가까이 추락했던 뉴욕증시는 연준의 발표 직후 상승세로 전환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통시장에서도 개별 기업들의 회사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충격 속에서 신용 시장을 떠받치기 위함이다. 그동안 연준은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 또는 발행시장의 회사채만 매입하겠다고 밝혀왔는데, 이날 전격 매입 대상을 확대했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은 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준다. 국내 증시도 지금까지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세를 보여왔던 만큼, 연준의 이번 정책은 우리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날 낙폭이 컸던 만큼 되돌림 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한국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 우려 속 기업 실적 악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국인이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 급락했다"며 "그러나 오늘은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지속적 유동성 공급 기대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 저녁 파월 연준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기업들의 파산 가능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시장 부진의 근본 원인인 코로나19가 여전해 실물 경기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은 여전히 시장 불안요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전월대비 개선되긴 했지만 시장 예상치는 하회하는 등 높아진 기대를 현실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당분간 경제지표, 이슈 등에 대한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매수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