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대규모 유증에도 주가 급락 없는 이유가…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한화솔루션 (30,000원 ▲750 +2.56%)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유상증자 발표에도 불구, 주가가 급락하지 않고 선방하고 있다. 이번 유증 발표는 최대 19%에 달하는 주가 희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히려 유증 자금을 선제적으로 투자해 성장성 측면에서 더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재생·수소 사업 성장 기대", 대규모 유증 우려 불식

24일 오후 1시30분 현재 한화솔루션 주가는 전일 대비 1.08% 내린 4만5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날 유증 발표라는 큰 변수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흐름이라는 평이다.

지난 21일 한화솔루션은 장 마감 후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신주 3141만주 발행하는데 주주배정 후 일반 공모도 진행한다.

이번 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만 기존 발행주식의 20%에 달할 정도여서 주가 희석의 우려가 높았다. 일부 증권사도 한화솔루션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에 반해 유증 발표 후 주가흐름은 나름 선방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연간으로 주가가 143.5% 올랐다. 올해 코스피 평균 상승률(27.1%)을 5배 이상 웃도는 상승폭이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는 "당장 주가 희석 우려보다는 선제적 투자를 통한 미래 가치 증가에 시장이 더 높은 기대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석한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9.7%의 (주가) 희석요석 요인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신재생 에너지와 수소 사업은 향후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으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돼 이번 유증에 따른 선제적 투자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도 유증에 따른 주가 희석 효과로 목표주가를 8% 하향 조정하면서도 "최근 글로벌 태양광업체들의 재평가가 지속되는 점과 중장기적으로 수소 사업가치 반영 가능성을 감안하면 증자로 인한 주가 조정이 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그룹 존재감 높아지는 한화솔루션…태양광 매출도 '상승세'

/자료=한화 IR 자료

한화솔루션이 이번 증자를 통해 제시한 투자처는 태양광과 수소, 크게 2가지다. 두 사업 영역 모두 한화솔루션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분야다.

태양광 차세대 신소재 개발, 가상발전소(VPP) 사업을 통한 잉여 전력 통합 판매 사업,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결합 판매하는 고부가 가치 사업 등에 모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속속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미국 주거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9분기째 시장 점유율 1위를, 상업용 시장에서는 4분기째 1위를 달성했다. 유럽 에서도 프리미엄 태양광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한화솔루션은 이제 막 사업을 키우는 그린수소 생산과 저장, 유통에도 2000억원을 투자한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너지, 한화파워시스템 등 계열사와 협업해 수소 가치사슬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5년 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1조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자신했다.

한화솔루션은 올 초 기존의 큐셀, 첨단소재, 케미칼 등을 합쳐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후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한화건설 등과 함께 제조 부문 주력 계열사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태양광 사업 비중도 점차 커지는 중이다. 한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그룹 전체 연결 매출에서 태양광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6.9%에서 지난해 12.2%로 높아졌다. 올해는 3분기 누적으로 12.6%에 달한다.

반면 그룹의 모태인 화약제조업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15.4%에서 13.1%로 낮아지는 추세다.

신용평가업계는 (주)한화도 이번 유증에 참여해 계열사 한화솔루션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주)한화는 최대주주로서 주주배정 방식 유증에 참여할 것"이라며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로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이 완화되면서 재무적 완충력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