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국제선 뜨기만 기다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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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제품 수출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밑돌고 있다.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확대됐지만 제품 수요가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하반기 이후 항공유와 휘발유 등 주요 제품의 수요 확대가 중요하다는 반응이다.

16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휘발유, 경유, 항공유의 수출 물량 합계는 2803만배럴로 지난해 4월의 3234만 배럴 대비 13.3% 감소했다. 월별로 수출 물량을 살펴보면 △1월 2139만배럴(33.6% 감소) △2월 2123만배럴(36.9% 감소) △3월 3016만배럴(16.4% 감소)로 지난해 대비 저조한 상황이다.


집계가 끝나지 않은 5월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많아지는 시기이며 코로나19 상황도 개선되고 있어 지난해 보다는 석유제품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다만 수요가 반등됐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회복·물량 반등은 아직...유가 상승으로 수출액은 회복유종별로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항공유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항공유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611만배럴이 수출돼 전년 동기 대비 56.2% 수출 물량이 줄었다. 같은 시기 휘발유는 4.9%, 경유는 16.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컸다. 반면 휘발유는 4월 수출물량이 810만배럴로 지난해의 560만 배럴과 비교해 수출 물량이 회복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항공유는 코로나19가 회복되고 사람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졌음을 알려주는 지표"라며 "항공유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것은 석유제품 수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지는 못했다는 상황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수출 물량 회복은 더디지만 수출액은 회복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 백신 보급 등 코로나19 확산에 제동이 걸리며 유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지난 4월 석유 제품 수출액은 25억20005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3.1% 증가했다. 1월과 2월 각각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44.3%, 29.6% 감소했지만 3월 반등에 성공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유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어 2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2.1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가 70달러선을 돌파한 건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제품 가격도 올랐다. 5월 말 기준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75달러 수준으로 1월 평균가 58달러 대비 29% 가량 올랐다. 항공유도 같은 시기 22% 가격이 상승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 영향으로 제품의 판가도 일부 올랐다"며 "수출액 증가에 유가 상승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하반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에 더해 더디지만 나타나는 수요 회복 때문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시장이 원유, 석유제품 등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 판단한 결과"라며 "2분기 이후 수요 반등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