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서 노마스크 딱 걸린 '로지' 광고 이어 가요계도 접수..첫 음원 발표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로지가 가수로 데뷔한다. 다양한 브랜드 광고모델로 활약 중인 로지는 코로나19(COVID-19)로 강화된 방역수칙 속에서도 마스크 없이 호텔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인플루언서로 꼽힌다. /사진=로지 SNS 인스타그램

톱스타만 찍는다는 라면과 자동차, 골프웨어 광고모델로 종횡무진하고 주말엔 5성급 특급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특급 인플루언서 '로지(ROZY)'가 가수로 데뷔한다. 사이버 가수 아담과 류시아 이후 24년 만에 정식 데뷔하는 가상인간 가수의 음원발매 소식에 K팝 시장이 들썩인다.

11일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에 따르면 로지가 이달 중 음원을 발매한다. 패션·광고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반으로 활동영역을 본격 확장하는 가운데 한류 대표 콘텐츠 K팝으로 달아오른 음악시장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로지의 데뷔곡은 인기 아티스트 볼빨간사춘기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던 바닐라맨의 정재원이 프로듀싱했다. 음원 IP(지식재산권) 수익화 전문회사 뮤직 바인(MUSIC VINE)이 기획 총괄 및 제작사로 참여해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로지는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MZ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서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3D 합성 기술로 탄생시킨 가상인간이다. 지난해 국내 첫 가상인간 TV 광고모델로 신한라이프 광고에 등장하며 얼굴을 알렸는데, 유튜브 조회수 1100만회를 돌파하는 등 화제를 낳았다.

라면 광고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지. /사진=로지 SNS 인스타그램

이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 팔로워 수만 11만 명에 이르는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하며 금융·자동차·온라인 패션 플랫폼 등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유명 특급호텔 수영장에서 '노마스크'로 등장한 모습이 찍혀도 '좋아요'가 눌리는 유일한 인플루언서란 수식어까지 따라 붙을 정도다.

로지의 가요계 진출은 그간의 행보에서 어느정도 예견돼 있었다. 지난달 방송인 홍석천, 최재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 대사의 이야기를 나누는 MC로 등장해 인터뷰를 이끌었는데, 처음 공개된 목소리가 눈길을 끌면서다. 발랄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인기 K팝 아이돌과 비슷한 매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로지의 가수 데뷔 프로젝트를 맡은 뮤직 바인도 이 같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개성을 강조하면서 따뜻한 멜로디의 곡에 강한 장재원과 로지의 보컬이 만나는 만큼,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지가 지난달 27일 신한라이프의 유튜브 콘텐츠 '선을 넘는 인터뷰(선터뷰)' 진행자로 나와 방송인 홍석천, 최재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 대사와 대담을 나눴다. /사진=신한라이프 유튜브 캡처

로지가 데뷔하면 1998년 국내 최초 사이버 가수 아담과 류시아의 뒤를 잇는 가상인간 아티스트가 된다. 최근 해외에서도 가상인간 인플루언서들이 가요계에 등장해 실제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만큼, 파급력은 한참 선배인 아담보다 강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미국에선 1호 버추얼 인플루언서 '브라질계 미국인' 가상인간 릴 미켈라(Lil Miquela)가 가수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프라다, 디올 등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한 릴 미켈라는 싱글 앨범을 낸 데 이어 '진짜인간'인 가수 테야나 테일러와 컬래버레이션 곡까지 발표했다.

한편 로지는 음반발매를 통한 가수활동과 함께 연기에도 도전한다. 현재 넷플릭스를 비롯, 다수의 콘텐츠 제작사들과 드라마·영화 출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