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호실적에도 7.6% 급락…장기 투자자에 매수 기회?

엔비디아 /AFPBBNews=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반도체회사 엔비디아가 7% 이상 추락했다.

이날 나스닥지수가 2.88% 하락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7.56% 떨어져 나스닥시장에서 3번째로 하락률이 컸다.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에 예상을 웃도는 지난 4분기(지난해 11월~올 1월) 실적을 발표하고 기대를 상회하는 이번 1분기(올 2월~4월) 매출액 전망치를 제시했음에도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투자전문 매체인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은 투자자들이 호실적에도 엔비디아를 팔아치운 이유에 대해 현재 밸류에이션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주가 하락으로 PER(주가수익비율)이 소폭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다른 빅테크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1년간 엔비디아 주가가 125% 폭등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지난 1년간 EPS 기준 PER은 63.72배, 향후 1년간 EPS 전망치 기준 PER은 48.55배에 이른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가 이번 분기 매출액총이익률(총 마진율)이 전 분기(지난 4분기)와 똑 같은 67%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을 것으로 추측했다. 엔비디아는 매 분기 매출액총이익률이 확대돼 왔다.
하지만 모틀리풀은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이 장기 투자자들에겐 좋은 매수 기회라고 봤다.

자율주행차 사업이 엔비디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AI(인공지능)인 '드라이브 PX)와 자율주행 SoC(시스템 온 칩)인 '드라이브 오린'을 제공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자동차 사업 부문은 지난 4분기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14% 줄었지만 이는 자동차회사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관련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지난 16일 재규어 랜드로버와 차세대 자율주행 시스템과 AI 기반의 커넥티드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제휴를 맺었다.

지난 4분기에 CAD(컴퓨터를 이용한 각종 디자인)과 렌더링(데이터 영상화) 등에 사용되는 칩을 생산, 판매하는 전문 시각화 부문 매출액이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는 점도 주목된다.

경제전문 매체 CNBC에서 투자 방송을 진행하는 펀드매니저 출신의 방송인 짐 크레이머도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주장했다.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이 올 1분기 매출액에 대해 엔비디아가 제시한 예상치보다 더 높은 수준을 기대했기 때문인데 이 같은 기대는 너무 과도한 것이란 지적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7.56% 떨어진 245.07달러로 마감했다. 오후 4시54분 현재 시간외거래에서도 0.11% 약세를 보이며 244.9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