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5배 오른 룰루레몬 닮은꼴?…시간외서 20% 폭발한 주식

엣시 홈페이지 캡처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정규거래 마감 뒤 수공예품 전자상거래 업체인 엣시의 주가가 20% 폭등했다.

엣시는 이날 정규거래에서 이미 10% 급등한 128.16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시간외거래에서 오후 10시 기준 추가로 20.5%가 폭등하며 154.50달러로 치솟았다.

전날 116.51달러로 2020년 9월 이후 2년6개월만에 최저치로 마감한지 하루만이다.

이날 시간외거래까지 포함하면 엣지는 하루만에 주가가 40달러 가까이 올랐다.


기대에 못 미친 올 1분기 매출 전망흥미로운 점은 엣시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서프라이즈'였으나 올 1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다.

엣시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1억6160만달러, 주당 1.11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1억4850만달러, 주당 1.08달러 대비 8.8% 늘어난 것이다.

레피니티브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79센트는 40%가량 웃도는 '서프라이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7억1720만달러로 전년 동기 6억1740만달러 대비 16.2%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6억8540만달러였다.

엣시는 올 1분기 매출액이 5억6500만달러에서 5억9000만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6억3000만달러에 못 미치는 것이다.

올 1분기 매출액 전망치가 애널리스트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음에도 주가가 폭등한 이유는 실적에 비해 최근의 주가 하락이 심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엣시는 주가가 10% 급등한 24일 종가 기준으로도 올들어 41.5% 하락했다. 지난해 11월24일에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 296.91달러에 비해서는 56.8% 폭락해 반토막도 안 된다.

엣시는 2020년 2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씩 급증했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누린 것이다.

그러다 전년비 매출액 성장률이 지난해 2분기에는 23%로 둔화됐고 3분기에는 18%, 4분기에는 16%로 낮아졌다.

성장율이 둔화됐지만 코로나 호황 때보다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로블록스와 리비안 오토모티브 등 지난해 주가가 급등했던 많은 기술주들이 여전히 이익을 못 내고 있는데 반해 엣시는 이익도 착실하게 늘어나고 있다.

5년간 주가 5배 뛴 룰루레몬처럼 될까투자 전문 매체인 모틀리 풀은 이날 오전 엣시가 실적을 발표하기 전 은퇴자금으로 100만달러를 원한다면 10만달러씩 투자해 10년을 기다리라며 3개 종목을 추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엣시였다.

모틀리 풀이 엣시를 높이 평가한 이유는 엣시가 장악한 수공예품 전자상거래가 틈새시장이라 거대기업이 진출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 지난해 드팝(Depop)을 인수해 의류 재판매로 영역을 넓히고 엘로7(Elo7)을 인수해 남미 시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지난 5년간 주가가 5배 가량 상승한 레깅스업체 룰루레몬처럼 엣시도 수공예품과 의류 재판매 시장의 룰루레몬이 될 수 있을까.

다만 24일 종가 128.16달러 기준으로 엣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은 37배가 넘는다.

올해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는 EPS(주당순이익)는 3.05달러로 지난해 3.40달러보다 더 적어 향후 1년간 EPS 전망치를 기준으로 한 PER은 42배로 더 높아진다.

반도체회사 AMD의 지난해 EPS 기준 PER이 45배, 올해 EPS 전망치 기준 PER이 31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 수준에서 추격 매수는 고민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한편, 모툴리 풀이 이날 엣시와 함께 추천한 종목은 화상회의 업체인 줌과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토데스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