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에 뛰기 시작한 환율, 물가로 번지나…"4%대 상승률 가능"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뉴스를 바라보며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대러 스위프트(국제결제시스템) 제재로 코스피는 하락을,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출발했다. 2022.2.28/뉴스1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본격화된 후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8일 장 초반 1207원선을 넘기도 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52분 기준 1204.55원에 거래 중이다. 전 거래일 대비 2.9원 오른 수준이다. 장 초반 1207.2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본격화된 지난 24일 13거래일만에 1200원대에 재진입한 후 3거래일째 12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거리는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 금융·외환시장에서는 통상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대된다.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자산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달러화와 일본의 엔화 등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원화 등 신흥국 통화는 전쟁발발시 약세를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향한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하고 침공을 시작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북부와 수도 키예프 인근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양국은 27일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정전협상을 갖기로 합의했지만 회담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주요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한 것도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에서 벗어나던 세계경제가 다시 둔화될 수 있어서다. 미국과 EU, 영국, 캐나다 등은 국제 은행 결제망인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기로 했다. SWIFT는 1973년 금융회사 간 금융 거래와 결제 업무를 위해 만든 글로벌 메시지 시스템이다.

세계 금융·무역 거래의 신경망이라 할 수 있는 SWIFT 배제 조치가 이뤄지면 국제 금융망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수출 대금을 받거나 수입 대금을 지불할 수 없게 돼 사실상 국제 교역에서 배제된다. 해외 투자를 받기 어려워지고 돈을 빌리는 것도 쉽지 않다. 뉴욕과 런던 등에서 굴리는 외환보유액 접근도 제한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마저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물가상승압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물가상승률이 4%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외적 요인으로 원유 등 모든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거기에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휘발유를 포함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며 "한은이 전망한 3%대 물가상승률은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고 원유 가격, 환율, 코로나 안정세 등에 따라 4%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