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환 로킷헬스 대표 "매출 기반 상장, 기존 바이오 공식 탈피할 것"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 /사진=정기종 기자

재생치료 전문 플랫폼 기업 로킷헬스케어가 상용화에 시동을 건 당뇨발(당뇨병성 족부병증) 재생치료 플랫폼을 앞세워 올해 100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한다. 내년 상반기 예상되는 상장 전 확실한 매출 기반을 구축, 임상 물질 가능성에만 기대를 거는 기존 바이오기업의 상장 공식에서 탈피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바이오벤처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거친 유석환 대표가 지난 2012년 세운 로킷헬스케어는 바이오프린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인공피부·연골 등을 제공하는 재생치료 전문 바이오 기업이다. 하지만 유 대표는 바이오기업 보다는 플랫폼 기업으로 불리는 것을 선호한다.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재생치료 구현을 위한 바이오프린터와 키트, 이를 구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손상된 피부를 촬영해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소프트웨어로 환부 맞춤형 스킨패치를 설계하고, 바이오프린터로 피부조직과 유사한 패치를 출력하는 식이다. 환자의 몸에 붙은 스킨패치는 거부반응 없이 몇주가 지나면 확연한 피부재생 효과를 이끌어낸다. 이 모든 것이 로킷헬스케어가 통합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자칫 그럴듯한 기술력 정도로만 들릴 수 있지만 이미 성과도 확실하다. 지난 2020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국내외 12개사와 누적 2조5000억원의 계약금을 확보했다. 당뇨발로 대표되는 스킨패치 분야가 주를 이루며, 같은 기술을 적용한 연골패치도 다수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특히 스킨패치의 경우 국내와 유럽을 포함한 20여개 허가 국가에서 지난해 말부터 실제 환자치료에 적용되고 있다. 연골패치 역시 스킨패치와 약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상용화를 자신하고 있는 상태다.

유석환 대표는 "최대 30% 수준의 재생이 한계인 현존 당뇨발 치료법들에 반해 평균 95%의 재생률을 보이는 스킨패치의 혁신적 효과를 확인한 만큼 향후 2~3년 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치료가 1회로 끝나는 만큼 비용자체도 기존 치료법에 비해 80% 절감되고, 150개 이상의 국내외 특허가 얽혀있어 수년 내 유사기업의 침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매출 반영도 전망된다. 유 대표는 "그동안 확보한 2조5000억원의 누적 계약액이 향후 10년치에 해당하는 만큼 연간 250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 첫해인 올해는 최대 1300억원, 코로나19 등의 악재를 감안해도 최소 5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글로벌 당뇨발 시장은 60조원, 연골시장은 600조원인데 아직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다. 회사가 주도권을 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비상장인 로킷헬스케어는 안정적 매출 기반이 다져지는 올 하반기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기존 바이오기업과의 행보와 분명한 차이다.

유 대표는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미리 투자를 받아 '몇년 뒤 임상에 성공하겠다'식의 방식은 현실화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바이오 분야 불신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역시 매출뿐이라고 생각했고, 주요 지역 임상과 허가 등을 마무리한 회사 입장에서 자금 확보를 위한 상장을 서두르기 보단 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전략에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회사는 피부·연골 뿐만 아니라 탈세포화·재세포화 장비 '닥터 인비보 니치 리젠' 론칭을 통해 장기재생에 대한 가능성도 제시한 상태다. 돌아가신 분의 장기를 기증받아 탈세포화 한 후 이식받는 사람에게 면역거부반응이 없도록 장기를 재구성하는 자동화 장비다. 동물시험에서 섬유화된 신장세포의 기능을 72%까지 회복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밖에 가상현실(VR)과 AI를 활용한 뇌 질환·기능 진단기기 개발에도 성공하는 등 인구 수명 증가 대응에 대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착실히 진행 중이다.

유 대표는 "사람은 오래살고, 정부는 이들 모두를 치료할 돈이 없다. 이것이 의료산업의 핵심이라고 본다"며 "통합 플랫폼을 기반으로 축적되는 집단지성을 통해 한정된 재정 속 늘어가는 수명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