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韓증시 반전없다?…"박스권에도 이 종목은 오른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8.91포인트(1.09%) 내린 2,622.4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0포인트(1.29%) 내린 870.14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9.90원 오른 1,237.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022.3.8./사진=뉴스1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을 키워오던 대통령 선거기간이 끝났지만 대선 이후에도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대선 이후 당선자의 공약에 따라 일부 종목이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국내 증시의 전체적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온 변수는 글로벌 교역 여건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결국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입 금지를 공식적으로 행해 상황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 속 고물가) 우려도 나온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10일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오는 15~16일 미국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역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일정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교전과 협상 과정, 미국 2월 CPI 발표, 국제 유가와 곡물 등 상품 가격 급등세 진정 여부에 영향을 받으며 국내 증시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미국 3월 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다는 점 또한 경계감을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더했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16일 러시아가 첫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증권가는 이처럼 당분간 불확실성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3월 FOMC 이후 긴축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완화될 경우 국내 증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며 반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준 금리 인상은 물론 점도표와 양적 긴축 등에 대한 연준의 통화 정책 경로가 이번 회의에서 명확해질 전망"이라며 "기준 금리 25bp(1bp=0.01%포인트) 인상에 2명 이상의 50bp 인상 소수 의견 출현이 가장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는 25bp 기준으로 올해 3차례 인상을 전망했으나 3월 점도표에서는 5차례 인상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차대조표 정상화와 관련해서도 구체적 논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석환·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지정학적 위험 요소가 제거된다면 국내 증시는 빠른 속도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이슈로 하락했던 만큼 추세적 회복이 아닌 V자 회복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일일 확진자 수가 30만명대로 치솟았지만 증권가는 여전히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주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불확실성이 일부 회복될 이달 중순부터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며 "리오프닝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키움증권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해 일일 확진자 수 자체를 줄이는 방식에서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방역 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화장품, 외식, 호텔 관련 종목이 앞으로 유망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백찬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리오프닝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점차 불어날 전망"이라며 소비재, 유통, 호텔 관련 종목에서의 주요 기업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