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과기장관 이종호, '과학기술 세계 5대 강국' 이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가 윤석열 정부 첫 내각에 입성한다. 새 정부가 '과학기술 5대 강국 도약'을 미래비전으로 제시한 만큼 반도체 분야 세계적 석학인 이 장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전문성과 경륜을 바탕으로 기술 패권 시대를 이끌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다만 ICT(정보통신기술)에대한 부족한 경험을 극복하는 게 과제로 꼽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3일 이 내정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날 이 내정자는 마무리 발언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정책에 매진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정식 장관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다. 코로나19(COVID-19)로 사회 전반에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하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 그는 과학기술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초격차 기술 확보 △기초연구 강화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를 과학기술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세계 석학, 과학기술 정책 지원에 최적임자

/사진=뉴스1

이 내정자는 반도체 기술 분야에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미국 인텔보다도 앞서 세계 최초로 3D 반도체 소자기술 '벌크 핀펫'을 만들어 반도체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지난 30년간 연구·개발(R&D), 산학협력, 인재 양성에 힘써온 만큼 국내 과학기술 분야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데 최적화된 인사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실효성 있는 과학기술 정책이다. 이 내정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투자 확대 기조는 유지하되, 어떻게 효율화 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과학기술 시스템을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재설계할 계획이다. 폐쇄적인 R&D 환경을 산학연이 협업하는 개방형으로 전환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 R&D 평가체계도 개선해 도전적·창의적인 연구와 실용적·사업적 연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기초 연구에 대한 자율과 창의를 최대한 보장하겠다고도 했다.


이 밖에도 △디지털 플랫폼 정부 △세계 7대 우주 강국 △ 2026년 세계 최초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 시연 △2027년 세계 3위 AI(인공지능) 국가 등 국정과제를 달성에 역할이 기대된다.
ICT 산업 '뜨거운감자' 수두룩인데…정무감각 아쉬워 다만 과기정통부 주요 현안인 ICT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숙제로 남았다. 현재 과기정통부에는 망 사용료 논란부터 5G·6G 활성화 방안, 중간요금제 도입, 미디어 콘텐츠 정책, 플랫폼 규제 등 이해당사자 간 갈등이 첨예한 난제가 수두룩하다. 자칫 글로벌 기업과 통상마찰로 번질 수 있는 사안들도 많아 정무적 역량이 필요한 때다.

반도체 분야에 한해 대학과 연구실에서 경륜을 쌓은 그가 민감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없지않다. 실제 인사청문회에서도 ICT 관련 질문엔 원론적 답변을 내놓거나 말을 흐렸다.

이 내정자는 "전공 분야나 그간의 경험이 과기정통부의 역할과 업무 전체와 비교해 보면 작은 부분이 되겠지만, 열정과 전문성만큼은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ICT 혁신 등에 있어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