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청룡장'·박인비는 '맹호장'…체육훈장 서훈의 기준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손흥민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되는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체육 훈장인 청룡장을 수여 받은 후 이동하고 있다. 2022.06.02.

잉글랜드 프로축구 '2021-2022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이 지난 2일 축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청룡장은 운동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 중 하나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상훈법상 훈장은 대한민국 국민이나 우방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되며 상금이나 혜택은 없다. 훈장을 받기 위해선 중앙행정기관장 등의 추천을 받아 공적심사를 거친 뒤 행안부 장관이 서훈에 관한 의안을 국무회의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서훈 대상자가 결정된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손흥민에 대한 청룡장 수여를 의결했다.


상훈법에 명시된 훈장의 종류는 새마을대훈장 등 12가지이며, 이중 이번에 손흥민이 받은 청룡장은 체육훈장으로 분류된다. 체육훈장은 체육 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체육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체육훈장은 체육발전에 기여한 공로 등에 따라 △1등급 청룡장 △2등급 맹호장 △3등급 거상장 △4등급 백마장 △5등급 기린장으로 구분한다. 청룡장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지금까지 청룡장을 받은 선수들은 국제무대에서 세운 공적이 뚜렷하다. 골프의 박세리와 최경주,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마라톤의 황영조와 이봉주, 역도의 장미란, 태권도의 이대훈 등이 있다. 청룡장은 서훈점수 1500점을 달성해야 하는데 올림픽 금메달이 800점, 은메달이 540점, 동메달이 320점이므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어야 가능한 점수이다. 김수녕·기보배·박성현 등 양궁과 김기훈·전이경·최민경 등 쇼트트랙 같은 올림픽 효자종목에 청룡장을 받은 선수들이 유난히 많은 이유다.

다만 특례 등에 따라 우리나라 체육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면 올림픽 메달이 없거나 점수가 부족하더라도 받을 수 있고, 올림픽 종목 선수가 아니어도 체육분야에 공로가 인정된다면 받을 수 있다. 산악인 엄홍길 등이 대표 사례다.

=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골프여제"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2등급)을 전수받은 후 어머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인비 선수는 한국인 선수 최초로 2013년 미국 LPGA대회에서 한 해에 메이저대회 3승(총 6승)을 달성하고 올해의 선수 상을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 체육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받아 훈장을 받게 됐다. 2014.3.11/뉴스1

청룡장 다음으로 등급이 높은 맹호장(700점)이 있다. 맹호장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대표팀 선수들에게 수여됐다. 유명인으로는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과 골프여제 박인비가 있다. 거상장(400점)부터는 최순호 등 선수 출신 뿐만 아니라 지도자나 교수, 행정가, 대회 홍보 등에 공을 올린 연예인 등에 이르기까지 분야별로 수여하고 있다.

다만 공적을 올려 훈장을 받았더라도 범죄 여부 등에 따라 나중에 서훈이 취소되고, 훈장도 환수된다. 상훈법은 서훈 공적이 거짓이거나 1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확정받은 경우 서훈을 취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