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1억8500만원 vs 경매가 1억2740만원…'빌라왕' 임차인들 비상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에서 관련 내용 설명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2.22.

수도권에서 빌라(연립·다세대) 등 1139채를 사들여 세를 준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 김모씨 소유 주택과 오피스텔 40여건이 경매에 부쳐졌다.

23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김씨 명의의 수도권 부동산 총 47건이 경매에 부쳐졌다. 서울·수원·인천 등 소형 다세대(도시형 생활주택 포함·24건), 오피스텔(10건), 주상복합(8건), 상가(4건), 아파트(1건) 등이다. 대부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이 경매 신청에 나선 결과다.

채권 청구액은 세입자 보증금인 1억~2억원대가 대부분이다. 47건의 청구액 총액은 105억754만원(평균 2억2350만원)이다. 47건 중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건은 1건이며 나머지 46건은 매각 기일이 잡히지 않았다. 통상 매각기일은 경매 신청 이후 6개월 뒤에야 잡힌다.

앞으로 전세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물건들이 줄줄이 경매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매에 부쳐지더라도 임차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제 현재 입찰중인 경기도 광주시의 한 다세대는 지난 6월 경매신청이 접수된 뒤 10월 첫 경매가 진행됐으나 2번 유찰됐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예정된 3회차 경매의 최저가는 최초 감정가(2억6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1억2740만원으로 낮아졌다. 임차인이 청구한 보증금액 1억8500만원보다도 낮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매물은 세무서의 압류가 걸려 있는 등 국세가 체납된 것으로 확인됐다. 낙찰에 성공하더라도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받기 전에 임대인 김씨에게 체납된 세금이 있다면 낙찰에 성공하더라도 먼저 배당받기 어렵다"며 "시세보다 임차보증금이 높은 경우라면 낙찰 자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