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팔라던 모건스탠리 "삼성전자는 사라"…이유는?

외국계 증권사 중 가장 보수적이라 평가받는 '모건스탠리'에서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와 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 주가가 곧 올라갈 것이란 희망적인 전망을 발표했다. 최근 이차전지 대표주로 부상한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 (403,500원 ▲4,500 +1.13%))를 팔라는 냉정한 평가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16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00원(-0.45%) 하락한 6만7000원,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900원(0.78%) 오른 11만5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76% 하락한 것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한 결과다.


반도체 업황이 아직 나아지지 않았지만 주식시장에선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외국계 IB(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15일 이내에 코스피지수 수익률을 뛰어넘을 확률이 80%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기업 모두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개화하는 데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전망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D램 메모리반도체 위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향후 AI(인공지능) 상용화로 HBM 반도체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에 차세대 HBM 반도체인 'HBM3'를 공급할 수 있는 SK하이닉스를 주목했다. 적어도 내년까지 SK하이닉스의 HBM3 반도체가 엔비디아로 독점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HBM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삼성전자는 기술개발을 통해 향후 HBM 반도체의 주 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AI 서버에 쓰이는 HBM, D램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비중확대', 목표주가를 각각 9만5000원, 17만원으로 제시했다.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냈던 것과 대조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반대로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15일 이내에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보고서 발간 당일 대비 이날까지 약 15% 하락했다.

다른 외국계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경기침체로 수익성 회복은 더디게 나타나고 있으나 주가가 업황 회복을 먼저 반영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8만8000원, 15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삼전·하이닉스 사야 할까"…국내 증권사들의 답변은?국내 증권사들도 이들 기업에 대해 대체로 '매수' 의견을 내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각각 9만1364원, 14만3273원이다. 현 주가 대비 36.36%, 23.72%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산으로 재고 조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지난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각각 33조6896억원, 16조420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5%, 83% 늘어난 상황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 부문은 공급업체들의 감산과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마무리로 지난 2분기부터 재고가 축소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런 기조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돼 D램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평균 260조5312억원, 8조4689억원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매출액 28조5332억원, 영업손실 8조7212억원으로 내다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D램 제품별 가격 하락세에 비해 SK하이닉스의 ASP(평균판매단가)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양상을 보인다"며 "하이엔드 시장에서 시장 우위 입지를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