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더 잘 팔리는 현대·기아차 '친환경車'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8 니로' /사진제공=기아차

현대·기아차의 대표 친환경차(NEV)인 '아이오닉'과 '니로'가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 잘 팔리고 있다. 전반적인 미국 시장 부진 속에서도 친환경차 시장이 커지면서 올해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출하량은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친환경차 ‘아이오닉’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전월보다 38.8% 늘어난 1827대가 판매됐다. 이는 국내 판매량(1009대)보다 8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아이오닉'은 현재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니로'도 호조를 이어갔다.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2660대로 올 들어서만 1만대 이상 판매됐다. ‘니로’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1922대이고, 올 1~5월 판매는 8300대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 5월 미국 총 판매량이 각각 15.4%, 7%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친환경차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셈이다. 올 들어 미국 자동차 전체 시장은 2% 역성장했으나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는 10.5% 늘었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전체 미국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순위에서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친환경차 전문 사이트 '하이브리드카즈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니로’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각각 4위와 6위의 하이브리드 판매순위를 기록했다. ‘아이오닉’ 전월보다 순위가 2단계 상승했다.

‘니로’와 ‘아이오닉’ 등의 선전으로 현대·기아차의 미국 하이브리드카 시장점유율은 지난 5월 16.2%를 기록했다. 토요타와 포드에 이어 전체 자동차제조사 3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지난해 5월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10.1%였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과 ‘니로’ 수출 판매 호조로 올해 친환경차 출하량 2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지난해 12만6000대보다 58% 이상 늘어나는 수준이다. 올 1분기 현대차는 1만9000대, 기아차는 3만1000대의 친환경차가 출하됐다.

‘니로’의 인기 요인으로는 소형 SUV라는 차급이 꼽힌다.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소형 SUV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과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겹치며 수혜를 받고 있다. ‘아이오닉’은 지난해 말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발표한 연비 조사 결과에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종을 통틀어 연비 1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는 그의 지지층에게 보이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며 "소비자나 개별 주정부의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친환경차 판매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