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협의회 잠정 연기 "노사 대화 지켜보자"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김남이 기자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사진제공=금호타이어

26일 예정됐던 금호타이어 채권단협의회가 잠정 연기됐다. 노사가 '경영정상화 MOU(이행약정서)'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일단 기다리자'는 결정이다. 금호타이어는 관련 논의를 위한 이사회를 개최하려 준비했지만 마찬가지로 협상 종료 시까지 특정 안건의 결의는 어려워 일단 미루기로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오후 개최할 예정이었던 채권단협의회를 취소했다. 노사가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경영정상화 MOU 체결을 위한 벼랑 끝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협상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앞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달 말 채권 만기 1년 연장 및 외부자본유치 등에 합의하면서 금호타이어 노사가 MOU에 합의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또 노사 합의 마감 시한을 이날로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해외매각 철회가 전제되지 않으면 합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노사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현재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외부자본유치를 통한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유력 후보군 중 한 곳으로 중국 더블스타가 거론되고 있다.

노사는 이날 오전에도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노조가 해외매각 철회를 고수하면서 MOU 관련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협상 결렬 및 법정관리가 유력하다'는 관측마저 나왔다. 그러나 법정관리는 노사는 물론 지역사회에도 '파국적 결정'이라는 위기 의식이 고조되면서 오후에도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됐다.

채권단도 노사에 협상의 시간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채권단협의회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채권 만기 연장과 이자율 인하 등 한 달 전 채권단의 결정은 효력이 상실된다. 원칙적으로는 곧바로 채권 회수 작업이 시작될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채권단이 MOU 체결을 기다리자는데 공감대를 이룬 만큼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MOU 체결이 최종 불발될 경우 법정관리 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노사도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결국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협상 결과에 따라 관련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사 협상이 늦은 저녁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MOU 체결이 극적으로 타결된다면 경영정상화 계획이, 반대로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법정관리 신청 안건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사 대화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특정한 안건의 결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