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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절대평가 놓고 진퇴양난 빠진 김상곤 부총리

[소프트 랜딩]어떤 선택을 하든 욕을 먹는 상황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7.08.14 06:30|조회 : 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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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1학년 수능개편안의 핵심은 수능 절대평가의 전 과목 도입 여부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1안은 총 7과목 가운데 현행 2과목(영어, 국사)에 추가로 통합사회·과학, 제2외국어와 한문을 더해 4과목만 절대평가를 도입하겠다는 것이고, 2안은 국어와 수학 그리고 탐구영역까지 포함해 7과목 전부를 절대평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수능 등급제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2가지 방식이 함께 적용되고 있다. 상대평가는 수험생 숫자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해당 등급을 정한다. 따라서 점수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보다 못 하면 낮은 등급을 받게 된다.

반면 절대평가는 수험생의 숫자와 관계없이 등급별로 정해진 기준점수만 달성하면 해당 등급이 매겨진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점수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2002년 수능 등급제가 도입된 이후 수많은 개편을 거친 수능은 2017학년도부터 국사 1과목에 대한 절대평가 도입이 결정됐다. 그리고 내년부턴 영어 과목도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문제는 3년 후, 즉 현재 중학교 3학년 생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수능에서 이러한 절대평가 방식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능 절대평가 확대를 줄곧 주장해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대선공약 사항으로 내걸었다. 최근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에서도 수능은 절대평가로 자격시험화한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학부모와 교사, 대학관계자 그리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절대평가 확대에 대한 찬반 입장이 서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3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절대평가 전 과목 도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며 김 부총리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고교 2년 후배인 이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절대평가 전 과목 도입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으니 김 부총리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절대평가의 전 과목 도입에 반대하는 측은 수능의 입시변별력 저하를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이렇게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학생부전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게 되고 대학별 논술 또는 본고사 부활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학생부 전형을 가리켜 ‘금수저 전형’, 혹은 '현대판 음서제'라 비판하면서 절대평가 도입이 이러한 금수저 전형을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반대로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찬성하는 측은 상대평가 방식이 성적순으로 학생들을 줄세우기 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게다가 수능만으로 뽑는 정시 전형 비중은 25% 남짓한 데다 이마저도 줄어드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져 상대평가 도입을 반대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김 부총리의 고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교육부가 고민 끝에 2가지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둘 다 단점과 한계가 만만치 않다.

1안의 경우 국어와 수학 등 일부 과목들만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이들 과목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기현상이 발생할 것이 우려된다.

결국 수업 현장에서는 국어와 수학 등 변별력 높은 과목에 쏠릴 수밖에 없고, 국어와 수학 과목의 사교육 전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특히 사교육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과목이 수학임을 고려할 때 1안은 사교육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안은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으로 수능의 변별력이 약화돼 학생부나 내신 경쟁이 과열되고, 동일 등급 학생이 크게 늘어나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원하는 대학은 결국 학생부 전형을 강화하거나 대학별 고사를 부활해야 한다는 단점이 지적된다. 게다가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서 등급이 크게 갈리게 된다는 한계점도 있다.

김 부총리 입장에서는 1안을 택하자니 교육개혁도 미흡한데다 공약사항을 스스로 철회하는 꼴이 되고, 2안을 택하자니 수능 변별력 부족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부담스럽다.

게다가 국사와 영어 과목에 대한 절대평가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따라서 절대평가를 완전 철회하고 예전처럼 전 과목 상대평가로 다시 회귀하지 않는 이상 변별력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금번에 교육부가 내놓은 2가지 개편안은 전 과목 확대냐 단계적 확대냐의 차이일 뿐 현재보다 절대평가 비중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사실상 다르지 않다.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 발표 시한이 점점 다가오는 상황 속에서 김 부총리는 이렇게 한들 저렇게 한들 어디서나 욕 먹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8월 13일 (21:46)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성근
최성근 skchoi77@mt.co.kr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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