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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에도 금수저가 있다

[같은생각 다른느낌]취업을 위한 인턴 경력도 부모의 영향이 큰 세상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02.22 06:30|조회 : 5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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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요즘 대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필수 요건 중 하나가 인턴 경력이다. 인턴 제도는 직접 현장 실무와 분위기를 익히고 진로를 계획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점점 취업을 위한 도구로 변질되면서 금수저를 위한 제도로 전락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력서에 인턴 경력란이 따로 없었고 기업에서 인턴 경력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인턴할 시간에 차라리 공부나 하라고 조언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의 사내 인턴 중에서 좋은 후보자를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다른 회사 인턴 경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SK텔레콤 등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업무와 관련된 인턴 경력은 어느 정도 참고가 되나 단순한 노무 업무를 했다고 유리하지는 않다”면서 “인턴 경력이 당락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한다.

하지만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인턴 경력이 이력서에 기재되는 한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턴 경력을 입사의 사전 의무 사항처럼 여기고 있다.

심지어 인턴을 위해 예비 인턴을 하기도 한다. 예비 인턴 경력이 필수 요건은 아니나 아무런 경력이 없다면 인턴조차 하기 힘든 경우가 생긴다. 대학생 A씨는 “한 외국계 금융기관에 6개월 인턴을 지원했는데 예비 인턴 경력이 없어 탈락했다”고 말한다.

지난해 7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공공기관 입사지원서 예시안’을 보면 블라인드 채용 도입을 위해 학력, 사진, 가족관계 항목 등이 사라졌다.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을 목표로 추진된 블라인드 이력서는 신입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별로 없는 형편이다. 이러다보니 조금이라도 차별되는 경력이 필요한 취업준비생은 방학을 이용하거나 휴학까지 하면서 인턴 경력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청년희망재단이 의뢰해 숙명여자대학교 이영민 교수 연구팀에서 조사한 '청년 삶의 질 실태조사'에 의하면 취업의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취업 준비 청년은 인턴 등 직무경험(19.6%), 전공(19.3%), 학벌(18.3%) 순으로 인식했으며, 취업한 청년은 전공(31.1%), 인턴 등 직무경험(13.3%), 인맥(10.8%) 순으로 꼽았다.

그런데 인턴에도 금수저가 존재한다. 대학 입시를 위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처럼 취업에 필요한 인턴 경력도 부모의 영향력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지난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1.9%, 학생 1인당 월평균 44만3000원인 반면 월평균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30.0%, 월평균 5만원에 불과했다.

이런 계층간 사교육비 격차로 인해 대학 입시에서 비교과활동이 중요한 학종에 의한 선발은 부유층에 유리하다. 이에 2월 서울시교육청은 학종 선발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공정성 및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학종 비중을 3분의 1로 제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런데 학종과 같은 금수저 전형 문제는 대학 입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입사를 위해 인턴 경력을 쌓으려면 얼마나 주변의 도움을 받느냐가 관건이다.

취업에 유리한 좋은 인턴 자리는 부모나 친지의 도움 없이 꿰차기가 어렵다. 해외 인턴은 비용이 많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케이스다. 취업준비생 B씨는 “해외 인턴을 신청하려다 해외 취업비자 받기가 어렵고 고물가의 숙식비용이 부담스러워 포기했다”고 말한다.

이처럼 대학 입시에서 학종의 혜택을 받는 금수저는 취업을 위한 인턴 경력 쌓기에도 유리한 위치에 선다. 개인 실력 외에 부모의 재력과 인맥이 필요한 인턴 제도가 취업 능력 향상이라는 허울 속에 계층간 장벽만 높인 것이다.

블라인드 면접으로 평등한 기회를 주겠다면 이력서에 외부 인턴 경력란마저 지워야 계층간 불공정성을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2월 21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태형
김태형 zestth@mt.co.kr

곡학아세(曲學阿世)를 경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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