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 '어닝쇼크'…"브랜드 위기 아닐까"

하이트맥주 (0원 %)가 지난해 '어닝 쇼크'로 브랜드 가치하락 우려에 직면했다.

증권가에서는 원료비 상승, 마케팅 비용부담 증가 등 직접적인 실적부진 외에도 "브랜드 약화로 시장점유율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올해 역시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 반등이 없을 경우 실적부진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0.5% 늘어난 1조223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3.8% 줄어든 1390억원에 그쳤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9% 줄어든 70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의 실적부진 탓에 하이트홀딩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5.4% 줄어든 222억원에 머물렀다. 당기순손실은 378억원으로 적자를 유지했고 매출액은 47.3% 줄어든 277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트홀딩스측은 "자회사 실적 악화와 이자비용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트맥주의 실적부진이 비용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 외에 브랜드 가치 하락에 기인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하며 잇달아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신제품 맥주 드라이피니시와 맥스의 인기몰이가 하이트의 침체를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때문에 신제품 출시, 진로와의 영업통합 등 호재가 시장점유율 상승반전으로 이어질지가 주가에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출고 기준 내수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54.7%로 전년 동기의 55.1%, 전분기 55%에 비해 하락했다"며 "유통재고를 소진하는 구조조정이 진척됐음에도 점유율이 회복되지 못하는 것은 하이트 브랜드력이 약화된 탓"이라고 목표주가를 13만1000원으로 13.2% 낮췄다.

이 연구원은 "맥스와 드라이피니시가 하이트 점유율 하락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진로와 통합영업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56.6%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실적은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오비맥주의 브랜드 확장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고 올해도 원가상승과 시장점유율 확대정책에 따른 실적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신제품 출시와 진로와 영업통합이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가 주가향방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올해 계속되는 실적부진과 점유율 하락 우려로 하이트맥주 주가는 최근 1년간 코스피 대비 58.5% 밑돌았다. 지난 1일 주가는 4.0% 하락한 10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하이트홀딩스도 3.2% 내린 1만6650원으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