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 코리아 이어질 듯 "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주 초반 2100선 윗단에서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는 단 하루 오른 뒤 나흘 연속 하락했다.

옵션만기, 금통위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결정적인 타격을 준 것은 아니었다. 지수 2000선 붕괴는 외국인 탓이 컸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은 주 초반 단 하루 순매수한 뒤 4일 연속 '팔자'를 유지했다. 지난주 무려 2조2700억원 매도 우위다.


이번 주 지수전망도 외국인의 '팔자'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주 초반 낙폭과대에 대한 반발성 매수가 유입되면서 소폭 반등하겠지만 전체적으로 2000선 회복은 쉽지 않을 걸로 봤다. 외국인 '팔자'가 멈추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2000선 회복 어렵다"

2개월 여 만에 코스피 2000선이 붕괴 됐다. 당초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거라고 봤던 증시 전문가들도 당혹스러워했다. 일부는 이제 조심스럽게 "추세 전환으로 봐야 한다"면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부분 차익실현, 이머징 국가에서 선진국으로의 머니무브, 4%를 웃도는 국내 물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 가운데 그동안 머니무브 무풍지대였던 한국과 대만에서 외국인 이탈이 본격화 됐단 게 가장 걸리는 대목이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 수급의 키는 외국인이 갖고 있는데 외국인의 시각이 확실히 바뀐 것 같다"면서 "뚜렷한 이벤트가 있을 때 대규모로 팔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도 않은 데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에도 외국인이 계속 팔 것"이라며 "다른 이머징 국가는 이미 120선, 200일선이 깨져서 더 팔수가 없기 때문에 이제는 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국내에서 더 팔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주 코스피 2000선 회복 역시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기술적으로 60일 이동평균선이 깨지면 반등을 시도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지만 이번엔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120선 지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2월말까지 지수를 끌고 갈 모멘텀이 없다"면서 "실적시즌은 이미 끝났고, 경제지표도 특별한 게 없어 이번 주 2000선 언저리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심리적으로 깨진 2000선이 복원되려면 그만한 계기가 주어져야 하는데 다음달에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나와야 증시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이번주 지수는 1960선에서 더 무너지진 않고 회복돼도 200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 철강 주목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때까지는 고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이다. 한 템포 여유를 갖자는 것. 다만 인플레이션 악재를 피해갈 수 있는 일부 업종에 대한 관심은 유지하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금리상승기에서 코스피 대비 성적이 좋은 은행, 철강, 정유, 기계 업종 중심으로 방어적인 전략을 펴야 한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를 저가 매수 기회를 활용해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유 연구원은 "외국인과 달리 기관의 경우 지수가 하락하고, 펀드 환매가 줄어들면서 여유자금이 생겼다"면서 "하이닉스와 같이 기관이 선호하는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도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