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 '삼국천하'…지방 출점 가속화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의 지방 출점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유통업계에서 지방 출점은 대형마트가 주도했지만 이제는 백화점이 주도하는 양상이다. 백화점의 지역 진출 방식도 과거엔 향토백화점을 인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직접 진출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확연히 달라진 점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35개의 백화점과 아울렛, 영프라자를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은 오는 5월 대구에 봉무 라이프스타일 센터를 새로 연다. 봉무 라이프스타일 센터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그루브몰을 벤치마킹해 롯데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신개념 복합쇼핑몰이다.


쇼핑과 여가를 결합한 스타일로 지역 백화점을 제외하고 유통 대기업 중 최초로 대구에 백화점을 연 롯데는 백화점, 영플라자, 아울렛에 이어 복합쇼핑몰까지 대구지역에 선보이며 전 업태를 망라한 쇼핑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8월 대구점을 연다. 대구 지역에 현대 간판을 단 백화점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도 대구의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자 선정 공모에서 사업자로 선정돼 신세계백화점도 대구 지역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2년 전 신세계가 부산 센텀시티에 대형 복합쇼핑몰을 열면서 촉발된 '빅3'의 지방 백화점 전쟁이 부산에 이어 대구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신세계는 대전에도 복합쇼핑몰을 연다. 신세계는 대전에 복합쇼핑몰인 유니온 스퀘어를 열기 위해 내년 7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2013년 말까지 완공해 2014년 초 개점할 계획이다. 이달에는 여주에 이은 파주에 프리미엄 아울렛 오픈이 예정돼 있다.


백화점 '빅3'의 지방 진출은 IMF 외환위기 이후인 90년대 후반에 경영난에 직면한 중소 백화점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이뤄졌다. 1998년 현대백화점이 광주 송원백화점과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신세계는 마산 성안백화점을 인수했다. 1999년에는 롯데가 인천 동아백화점과 강남 그랜드백화점을 인수했다. 지난해는 이랜드그룹이 대구와 구미에 5개 점포를 보유한 향토 유통기업인 동아백화점을 인수했다.

유통 대기업의 지역 백화점 인수합병(M&A)에 이어 최근에는 직진출 형태로 지방 출점이 본격화되면서 지역 소비자들도 더욱 고급화된 선진 유통 시설을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독과점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갈수록 고급화 추세인데 기존 지역 백화점은 '바잉파워'에서 계속 경쟁력을 잃고 있다"며 "백화점 '빅3' 업체의 입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