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구리' 한번에 10개씩, 방송후 매출이…

"짜파게티하고 너구리주세요"

#주부 양승연(31)씨는 주말을 맞아 동네 킴스클럽에 들렸다 깜짝 놀랐다. 라면 코너에 산더미같이 쌓인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던 것.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니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조리해 먹는 '짜파구리'가 유행하고 있었다. 궁금해진 양씨도 일단 5개 들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집어 들었다.


짜파구리는 짜장 라면인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면발과 스프를 섞어먹는 요리다. 지난달 17일 MBC에서 방송된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방송인 김성주가 아이들에게 선보인 간식으로 유명해졌다.

방송 직후 짜파구리의 맛이 궁금한 네티즌이 마트에 라면을 사러 몰려가면서 짜파구리의 인기는 폭발했다. 공교롭게도 두 라면 모두 '농심 (390,500원 ▼9,000 -2.25%)'의 제품이다. 짜파구리 덕분일까. 지난해 부진했던 농심의 주가가 빠르게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얀국물 안녕! 농심이 돌아왔다"='나가사끼 짬뽕', '꼬꼬면' 등 경쟁사의 하얀국물 공세에 농심 주가는 2011년부터 지난해 중순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삼다수 유통 철수, 너구리 벤조피렌 사태까지 겹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악재가 대부분 정리되고 하얀국물 라면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농심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올해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5%에 이르렀던 농심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올해 70%로 상승할 것"이라며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면 고정비와 판관비 부담이 감소하며 라면 영업이익률이 1% 정도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짜파구리 인기에 핵심 제품인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액이 방송 전후 1주일간 약 30% 급증하기도 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연간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농심 라면 매출에서 신라면, 안성탕면에 이어 3,4위를 차지해 매출 기여 폭이 큰 제품이다.

농심 관계자는 "출시 후 30여 년간 꾸준히 사랑받은 장수 라면이 이색적인 조리법 덕분에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방송 직후 한 주간 짜파게티의 마트 매출액은 30%, 너구리는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리소문 없이 '역대 최고가'=시장점유율 회복 기대감에 '짜파구리' 효과가 겹치며 농심 주가는 이미 역사적 최고점에서 거래 중이다. 연초대비로는 5.59% 올랐으며 지난 1월18일에는 역대 최고가인 3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라면 시장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농심이 야심차게 출시했다 단종시켰던 신라면 블랙이 지난해 생산 재개되면서 월 50억~60억원대 꾸준한 매출을 기록하는 등 프리미엄 라면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신라면 블랙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으며 소비자들의 고가 라면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서 농심 이외의 경쟁사들이 뚜렷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도 농심에 호재"라고 판단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도 "지난 4분기 농심의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6.4%로 신라면블랙 호조에 따라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다수 유통 중단에 대한 대항마로 농심이 출시한 '백산수'는 현재 이마트를 제외한 전국 대형마트에 입점돼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3월 중 모든 유통체인에 백산수를 유통시키게 될 것"이라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야외 활동이 활발해지는 3월 말부터 본격적인 백산수 마케팅을 개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