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에 사냥개 동원?" 英·美 외신 '옥신각신'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숙청이 결정된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2일 열린 특별군사재판 후 즉각 사형을 당했다고 13일 밝혔다.통신이 밝힌 장성택의 혐의는 공화국 인민주권을 뒤집을 목적으로 감행한 국가전복음모행위로 공화국형법 제60조에 근거했다.사진은 장성택이 처형 직전 특별군사재판법정에 서 있는 모습. (YTN 화면캡쳐) 2013.12.13/뉴스1 © News1 (서울=뉴스1)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에 고도로 훈련된 사냥개 백여마리가 동원됐다는 설(說)을 두고 영국과 미국 주요 외신들이 '오보' 소동을 벌였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장성택이 측근 5명과 함께 알몸으로 형장에 끌려나와 사흘 이상 굶주린 사냥개 120마리에 물려 죽었다고 보도했다. 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당 간부 300여명과 함께 1시간 가까이 이 과정을 지켜봤다고도 전했다.


더 타임스는 이는 중국 당국의 첩보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첩보가 공개된 것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불신이 커진 탓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이어 미국의 시사 주간 '타임'과 NBC 등 미국의 언론도 해당 내용을 잇따라 보도하며 미국과 영국 매체에서 관련 보도가 이어졌다.

그러자 미국 공영방송인 NPR은 이 같은 보도가 '오보'라며 이에 대한 반박성 보도를 내보냈다. NPR은 장성택의 처형에 사냥개가 동원됐다는 보도는 이미 지난달 12일 홍콩 '문회보'가 가장 먼저 보도했음을 지적했다.

NPR은 이후 지난달 24일 싱가포르의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의해 해당 내용이 확대 재생산 됐다며 "문회보의 보도에는 장성택이 알몸으로 120마리의 개에 의해 처형됐다고만 나오지만 싱가포르의 보도에는 김정은이 당 간부 300명과 처형을 지켜봤다는 내용이 더해졌다"고 전했다.


NPR은 이 같은 내용이 한국과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들을 통해 더욱 확대 재생산의 과정을 거쳐 결국 서구 언론에서 '오보' 사태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NPR은 특히 문회보의 보도가 북한이 장성택이 처형된 날짜라고 밝힌 12일 당일에 나온 점부터가 미심쩍다며 이후 기사가 확대되는 과정에서도 '사냥개 120마리', '당 간부 300명', '1시간' 등 숫자가 다소 특정적으로 언급된 점도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 유력 일간 워싱턴 포스트(WP) 역시 해당 기사가 오보라며 '6가지 이유'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WP는 먼저 해당 기사를 처음 보도한 문회보는 기사와 관련해 아무런 출처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홍콩에는 선정주의 언론사가 많다"며 21개 홍콩 언론사 가운데 문회보의 신뢰도는 19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WP는 아울러 중국 본토의 주요 언론들이 이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두번째 이유로 들었다.

신화통신이나 인민일보는 물론이고 다른 언론조차 문회보 보도가 나온 지 한 달이 넘도록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며 "그것은 해당 기사가 신뢰할 수 없는 보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WP는 세번째 이유로, 상대적으로 북한 소식에 정통한 한국의 언론조차 역시 '신뢰할 수 없는 황당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네번째로 아시아의 주요 매체들도 해당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주간 대중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보도가 있었을 때 어느 미국 언론도 관심을 갖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섯번째로 WP는 장성택이 '군사재판'을 받았기 때문에 총살 집행에 의해 죽었다는 것이 상식적이며, 여섯번째로 장성택이 죽음을 당하는 와중에 누군가 사냥개 몇 마리가 동원됐는지 정확히 셀 수 있는 여지가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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