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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손절 안했더니 -2억 됐다" 개미 덮친 '불사신' 인플레의 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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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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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6.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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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고금리에 강달러까지...코스피 악재 융단폭격에 연중 최저치 추락

"-1억 손절 안했더니 -2억 됐다" 개미 덮친 '불사신' 인플레의 강림
"마이너스 1억원일 때 손절할 걸, 지금은 마이너스 2억원 됐다."

"다신 주식투자 안 할게요. 원금만 회복시켜 주세요. "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추락한 13일 회원수 5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 주식투자 카페에는 절규의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인플레이션은 단발성 악재가 아니었다. 잊을 만하면 되살아나는 주식시장의 악재 중 '불사신'이었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91.36포인트(3.52%) 내린 2504.51의 연중 최저치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5005억원, 기관이 2179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이 6677억원 순매수로 맞섰으나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

지난 10일 발표된 5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를 본 투자자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 물가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며 8.6%를 기록했다. 지난 3월 기록한 CPI 8.5%마저 웃돌며 41년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난 것은 물론 3월 고점까지 넘어서며 물가·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란 인플레이션 정점론(피크론)을 흔들었다. 투자자들의 낙담은 너무나도 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80년대 이후에 미국에서 이렇게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된 적이 없다"면서 "코로나19(COVID-19) 상황은 전쟁이나 마찬가지였고 각국 정부는 전쟁에 준하는 재정정책을 썼으며 그 여파는 이제 물가 압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코로나 기간 형성된 거품이 사라지는 고통이 진행 중"이라며 "이번 인플레이션은 잘 죽지 않는 불사신과 같아 중앙은행과 인플레이션의 전쟁은 좀더 거칠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의 파괴적 '나비효과'...금리인상→소비경색→경기후퇴→기업실적 하락


이날 수백억, 수천억원대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도 하락장 앞에 손을 놓았다. 서울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이렇게 급락하는 날은 오히려 바쁘지 않다"며 "현금화할 수 있는 종목 일부를 매도한 뒤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 피터 나바로는 시장을 압박하는 거시경제적 파동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증시의 가장 무서운 적'이라고 했다. 그는 "인플레가 시작되면 이를 잡기 위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뒤따르며 이것이 증시에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5월 미국 물가 세부내역을 뜯어보면 물가 상승세는 실제로 충격적이었다. 에너지 가격이 무려 34.6% 급등했고 식자재가 11.9% 올랐다. 주택 임대료도 5.5% 껑충 뛰었다.
"-1억 손절 안했더니 -2억 됐다" 개미 덮친 '불사신' 인플레의 강림
높은 물가상승으로 연준은 더 높은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6월 연준이 빅스텝(50bp 금리인상)이 아닌 자이언트 스텝(75bp 금리인상)을 밟을 거라는 확률이 높아졌고 7,8월 심지어 9월에도 50bp 이상의 인상이 이어질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고물가 충격은 이미 소비심리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미국 6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0.2를 기록했다. 5월 58.4대비 큰 폭 하락하며 전망치 59를 크게 하회했다. 수치상으로는 사상 최저치로 1980년 불황 당시 저점과 유사한 수준이다.

높은 인플레 압력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소비 위축은 경기침체를 부른다. 고물가가 계속되는데 경기가 침체되면서 기업 실적이 훼손될 거란 '공포'가 투매를 불렀다.


"모든 악재가 쏟아진다...무엇을 할 것인가?"


"-1억 손절 안했더니 -2억 됐다" 개미 덮친 '불사신' 인플레의 강림
지난 5월말 코스피는 2700선에 근접하며 반등 흐름을 보였다. 당시 외국계 증권사들도 한국 주식에 대해 '트레이딩 매수' 의견을 냈다. 하지만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 코스피는 연저점을 뚫고 25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물가쇼크에 소비심리 쇼크까지 졉치며 투자자들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며 "설마했던 S의 공포(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며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가 깨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외국인 수급상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마켓은 당분간 쉽지 않겠다"며 "지금은 섣부른 주식 매수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고조된 지금 "철저하게 싼 주식을 보자"고 조언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저점에 근접해 악재 해소시 빠른 반등이 나올 수 있는 종목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수석연구위원은 "단순히 고점 대비 낙폭이 큰 주식이 아니라 내재가치(PBR)로 봤을 때 하단에 내려온 기업을 봐야 한다"며 "복합기업, 화학, 기계 등 중국 노출 비중이 높은 저평가된 경기민감주나, 성장주 중에서는 성장에 대한 모멘텀이 확실한 전기차 관련주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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